고정적인 수입을 위해
아르바이트 해볼까?

기대와 실망에 대한 마음가짐

by 줄리의 라디오

라디오를 하면서 프리랜서로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프리랜서 업무의 시간은 일주일의 20% 나머지 80%는 실시간 라디오를 진행하고, 유튜브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팟캐스트 에세이를 작성하고 업로드하는 일을 합니다.





라디오 외 시간으로 업무하는 시간은 적은 데다가 아직 라디오가 자리 잡지 않았으니 수입은 직장 다닐 때보다 훨씬 적을 때도 있었죠. 초반에는 하루의 시간이 빠듯하게 힘들진 않아서 하루에 3~4시간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나도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할 것 같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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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하는 친구가 하루에 4시간의 파트 타임으로 근무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본인의 작업에 몰두할 수 있어 아주 좋다고 하는 거예요. 하루에 8~9시간 근무를 하면 당연히 실시간 라디오를 할 체력도 꾸준히 라디오에 집중할 여견도 되지 않으니 3~4시간이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금 검색을 해봤습니다.


3~4시간의 파트 타임 근무를 찾으니 몇 곳의 카페와 식당이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약국 보조업무. 집에서 멀지 않은 약국에서 조제 업무를 도와줄 보조를 구한다는 공고가 난 거예요. 일하는 시간은 조금 많았지만, 약국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스크랩을 해뒀습니다.


일하는 시간대도 라디오를 충분히 할 수 있겠더라고요. 물론 하게 된다면 일주일 열심히 살면서 잠을 줄여가면서 해야겠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프리랜서 시작하면서 시간이 조금 있으니, 인생의 속도를 빠르게 설정해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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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으로는 약국에 출근하는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일하는 시간에 맞춰 집에서 몇 시에 나가면 좋을지, 라디오를 할 시간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할지. 유튜브 영상은 주말에 만들면 되겠지? 이런 저런 고민을 했습니다. 마음은 이미 약국에 출근하고 있더라고요. (아직 연락도 하기 전에 말이죠.)


하루 이틀을 더 고민했습니다. 과연 라디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될 수 있을까.그래도 고정적인 수입이 있기 전까지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이틀 고민을 하다 연락을 했습니다. (그래, 결심했어!)


결과는 5분 만에 나왔습니다. 메시지가 도착했어요. 띵동-

[죄송합니다, 저희는 약국 경력이 있으신 분을 구합니다.]


저는 왜 출근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며 라디오 스케줄을 정리했을까요. 정말 웃기죠? 그렇지만 큰 실망은 없습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거절 당하자마자 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내가 라디오에 더 집중하라는 하늘의 계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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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어렸을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딱딱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직장을 다닌 지 3년 차가 되었을 거예요. 다니던 회사보다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고 싶어 준비를 하는 걸 친한 대리님께 말씀드렸어요.


"대리님, 저 사실 이직 준비 중인데요. 정말 그 회사에 가고 싶은데, 만약에 안 되면 어떡하죠?"


그랬더니 대리님은 제 이야기를 듣고 차분하게 말씀해주셨어요.


"줄리씨, 미래에 대한 고민은 줄리씨가 하지 말고 운명에 맡겨보세요. 우선 간절하게 기도를 하시고, 될까 말까에 대한 고민은 하지 마세요. 내 길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열릴 것이고, 내 길이 아니라면 안 열릴 거예요. 정말로 가고 싶었던 곳에 못 가게 됐을 때 실망할 수 있지만 그곳이 오히려 줄리씨에게 더 안 좋은 곳이었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 간절히 기도만 하고, 이후의 걱정 고민은 하지 마세요."


대리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될까, 안 될까 내가 며칠이나 걱정하고 안달한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마음가짐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가야 하는 길이라면 열리고,
아니라면 안 열리겠지.

안 열린다 해서 실망하지는 말자.
오히려 내게 더 안 좋았을 수 있어서
안 열린 것이다, 하고요.


그 마음가짐을 배우고 난 뒤 바라는 것이 있을 때 그렇게 하니 마음이 한결 편했습니다. 바라는 게 어떻게서든 이뤄지기도 하고, 내 길이 아니라서 안 열린 것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 않고 지내는 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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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하게 된 것, 그리고 새로운 라디오를 할 기회를 얻게 된 것. 이것도 모두 내 길이라서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god – 길 中)


열린 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앞으로의 길을 더욱 트이게 해주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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