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한마디가 울컥하는 용기가 된다.
2002 학번.
1984학번 이후 나의 두 번째 대학이다
음대 피아노 전공으로 20대 청춘들과 함께한 대학시절은 새삼스러운 즐거움이었다.
아들 유치원 보내고 서울로 달려 학교생활을 한 나는 제2의 인생을 누리듯 학교생활을 했다.
그러나 음대 특성상 피아노 실기를 해야 하는데 도무지 20대 청춘들의 감각과 손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늦은 피아노 전공은 어릴 적부터 준비해 온 친구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어디 기죽을 내가 아니지 하하하 ^^
그럼 난 공부하면 되지 뭐~
음대는 실기장학생과 학점으로 내는 성적 장학금이 둘로 나눤다. 그리고 종합 장학금이 있다.
난 실기 장학금은 아예 포기하고 성적장학금으로 공부에 더 비중을 두고 실기를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했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난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
과대 장학금까지...^^
그렇게 신나게 음대생활을 마치자마자 분당 서현동에 피아노 학원을 오픈하고 가진 열정과 에너지를 몰빵으로 달리던 시절 분당의 트로이카라 불리며 학원은 승승장구를 했다.
잘 나가던 시절... 이야~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지금도 참 애썼다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평창동 사는 친구들과 모임에서 만났다.
한남동과 평창동 그리고 역삼동에서 원룸사업을 하는 친구들....
어라~ 편하게 만난 친구들인데 실컷 이야길 하는데 내가 움찔~한다.
그땐
친구들의 옷차림과 멋진 외제 차가 부러운 시절이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수백만 원으로 도배를 한 멋쟁이 친구들은 이젠 우아한 여인의 모습이었는데 나만 방방 뛰는 음악학원 원장으로 날마다 아이들 입시지도에 학원 운영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친구들은 부동산 임대업과 달러. 현금. 금바를 이야기하는데.... 난 낄 수가 없다.
갑자기 풀이 죽어가는 나
40이 다 돼서 들어간 음대와 음악학원 운영으로 한껏 신난 나에게 부자 친구들은 부러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움찔할 것도 없는데... 왜 그랬는지?
그때 한 친구가 이야기한다
"은미야 난 네가 부러워"
이게 무신 소리래?
"내가 뭐라 부럽니, 잘 나가는 부잣집 마님이~" 했더니
"니는 네가 했잖아. 넌 네가 만들 모습으로 살잖아. 우린 아버지돈으로 남편돈으로 살잖아"
잉? 뭐라고?
"너는 네가 만들었잖아"
내가 부럽다고? 내가 만들어서?
그때
난 울컥했다. 그래 난 부모 도움 없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돈이 없어 피아노 학원도 맘대로 못 다니고 근근이 배웠던 피아노를 결국 전공으로 까지 만들어 낸 건 바로 "나"였다.
친구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낸 나를 부러워하는구나
근데 왜? 그게 목메임으로 와닿았을까?
방송국 기자였던 아버지 덕에 친구의 엄마는 70년대 80년대 부동산 정보를 얻어 땅투자로 엄청난 부를 이루었고 친구는 그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다른 친구는 남편이 스키장에서 토털샵을 운영하는 사장님으로 전국스키장마다 매장을 둔 사장님 사모님이었다.
그에 비해 난 평범한 남편에 가난한 친정.... 내가 방방거리고 신나서 공부하고 아이들 가르치며 만족해 온 시절이었다.
그때
왜 서울 모임에서 난 움찔했을까?
지지배들이 너무 차려입고 나와서 그랬나?
외제차에 기가 죽었나?
몰라... 하여간 난 좀 쪼그라들었던 만남이었다
근데
그때 친구의 한마디가 평생 나를 위로한다
"너는 네가 만들었잖아"
두고두고 곱씹으며 울컥하며 나를 위로하는 말이 되었다.
어제 이사 갈 집을 둘어보고 왔다.
아파트에 전세 들었던 사람들이 나가고 4월에 이사 예정인 빈 아파트다. 학원 출근하는 길에 있어 지나가다가 들렀다. 내 집이다. 남편 명의가 아닌 내 명의로 계약을 했다. 작은 아파트다. 울산 집으로 이사 가기 전까지 머물 공간이다. 학원을 정리하고 언젠가는 울산으로 가겠지만.... 2년마다 이사를 다니지 않으려고 학원 가까운 곳에 장만했다. 내년에 결혼 예정인 아들과 산다. 아들이 출가하면 혼자 살겠지. 주말부부인 남편은 수시로 와따리가 따리 할 것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환한 햇빛을 맞으며 문득 그 생각이 들었다.
"은미야 너는 네가 만들었잖아"
언제나 내게 용기를 주는 그 한마디
지금 학원 사업은 힘들다. 학생 수가 엄청 줄었다. 코로나의 타격과 저출산이 현실이 되었다. 내가 운영하는 학원은 시골스러운 곳이라 학교에 학년마다 한 반만 있는 곳도 많다. 안성시에서도 우리 학원은 좀 외곽이라 더 그렇다. 언제까지 학원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N 잡을 찾을 것이다
새로운 나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넌 네가 만들었잖아"............... 그래! 다시 나를 만들어보자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을 믿으며 오늘도 나는 나를 만들어간다
그 방법을 몰라 공부하고 책을 보며 뉴스를 들으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나 만들기" 하려고
재밌는 나!
신나고 보람 있고 재밌는 일을 하는 나를 만들고 싶어서 오늘도 방방 뛰며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가는 N잡러이다
당당한 은미!
파이팅!!!
#너는네가만들었잖아 #N잡러 #파이프라인만들기 #꿈글전자책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