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씀씀 Feb 12. 2021

나는 어떤 기록을 하는 사람인가

*기록연습*



기록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1월 나는 기록에 게으른 사람이었다. 주말에 일주일 다이어리를 몰아쓰면서 한 주간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하기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라도 일주일이 정리되면 좋지만 간혹 생각나지 않는 하루의 기억때문에 듬성듬성 이빠진 다이어리를 기록하고 있다. 


평일에 일하고 나서는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내가 생각했던 워라밸은 일을 마치고 열심히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쓴다던지 다이어리에 나의 하루를 기록하며 그날의 갬성을 느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진짜 일상은 유튜브, 영화보기 등 영상에 나의 영혼을 맡긴채 하루가 끝나는 듯했고 너무 무의미한 듯 했지만 딱히 변화를 주고자 움직이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번씩 꼭 브런치를 업로드 하자던 나의 다짐이 저번주에 깨졌다. 글을 퇴고하는 진득함도 없어서 매번 빠르게 쓰고 마무리하던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한 주를 건너뛰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oo님이 나의 브런치를 구독합니다'라는 알림이 오면, 부끄러웠다.  



나는 기록을 하고 싶은가

내가 기록에 게을러진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왜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했지만 매번 꾸준한 글쓰기에 실패하고 실력은 늘지 못하는가.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싶었던 이유부터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나는 나의 일상을 기록하고 싶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내가 가진 감정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어딘가에 담아두고 싶었다. 주로 나는 슬픈 감정이 있을때, 답답할 때 글로 풀어내는 습관이 있었다. 


안좋은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로 글쓰기를 해왔는데, 그러다보니 글쓰는 패턴도 없고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스스로 놀랐던 것은 그때의 감정 표현법이 모두 비슷하여 몇년전의 다이어리를 들쳐보더라도 내용이 모두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슬픔의 글쓰기는 내용이 비슷했고, 다이어리에 행복한 순간의 기록이 부재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자기 반성, 자기 계발, 다짐 위주로 글을 쓰다보니 나의 다이어리는 감정쓰레기통이었다. 가끔 누군가와의 약속이 즐거웠다는 이야기를 적긴 했지만 정말 가뭄에 콩나듯 쓴 단어들이라 그때의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라는 책을 읽으며 기록에 대한 의지와 무슨 기록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새롭게 스스로 정의했다. '오늘의 ㅎ'을 기록한다는 저자의 기록 습관이 가장 인상깊었다.


지금까지 계발, 발전을 위한다며 뭔가를 하는 것에만 집중해서 본질을 놓쳤던 기록, 글쓰기었다면 앞으로는 내 주변의 것을 사랑하는 행복찾기 글쓰기를 활발하게 하고 싶다.


나중에 내가 잊고 생각나지 않을 작은 순간이더라도 미래의 내가 이 글을 보고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나를 위한 기록,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나무의 선택은 늘 '오늘'이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