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네, 네!, 네, 네~
직장 내 평판은 상사, 동료들의 주관적인 평가로 정의되는 나의 이미지이다. 평판은 업무적인 능력 외에도 그 사람의 외모, 말투 등 외적인 분위기를 포함해 전반적인 나의 성격과 대인관계에서 나오는 태도를 반영한다.
'A님은 굉장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인거 같아.'
'B님은 말도 없고 표정도 없고, 업무할 때도 매사 부정적이더라.'
'C님은 에너지가 넘치니까, 같이 일할 때 기분이 좋아져.'
좋은 평판을 가진 사람은 한 마디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평판이 안 좋은 사람은 팀원으로서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다. 평판은 하루 아침에 결정되는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잠깐의 연기로 꾸밀 수 없다. 나와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나에 대한 느낌이기 때문에 꾸준히 한결같이 연기할게 아니라면 성격, 태도, 일에 대한 책임감, 전문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사람 느끼는 거 다 똑같다?!
직장 내 평판은 누구 한 사람의 생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나에 대한 평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업무적인 대화를 해보면 '고집이 너무 쎄다, 말을 너무 날카롭게 한다, 꼼꼼하다 아니다, 이해력이 좋다 나쁘다...' 등 대부분 비슷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각도로 나의 모습을 통해 회사에서 쉽게 인정받기도 하고, 기피하는 조직원이 되기도 하는 평판을 모두 고려해서 이미지 메이킹 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은 차이가 나의 평판, 나아가 직장 내 평가를 받을 때 가장 남들과 다르게 나를 끌어올려 줄 수 있는 핵심이라고 본다.
직장인의 '네!'
위 짤은 가장 함축적이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공감했던 '네' 에 대한 생각이었다. 상사의 부름, 동료의 확인 요청 등 '네'가 등장하는 상황은 주로 업무를 전달받을 때다. 어떤 상황인지 몰라도 우선 '네' 하는 순간 나의 업무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 반대로 '네' 라는 대답은 내가 그 상황을 이해했는지, 당신의 부름, 요청에 나의 태도를 보여주는 첫번째 반응 표현이다.
가로 안에 갇힌 '네' 에 답긴 말하는 사람의 숨은 감정, 의도를 상대방은 과연 모를까? 나는 80% 정도는 그 사람의 표정, 말투, 억양을 통해 듣는 사람도 느낌적인 느낌은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하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네' 를 선호할까 생각해보면 누구나 네! (알겠습니다!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웃음까지) 를 원할 것이다.
나의 이야기에 웃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에 맞게 바로 업무를 해주는 긍정적인 사람에게 말을 하고 싶은 법이다. 업무의 완성도는 나중일이다. 업무 능력이 뛰어나 보고 자료를 아무리 잘 만들어오는 사람이라도 일 얘기를 할 때마다 네...., .....네, ...... 등 하기 싫은 듯한 표정과 말투로 일관한다면 일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다.
피해야 하는 '네'
속으로 긍정적인 '네'를 하자 마음먹으면서도 나도 가끔 상사의 지시에 버퍼링 걸린 '네'를 이야기 할 때가 많다. 어떤 업무를 말하는 건지 명확하지 않을 때, 당장 몇 시간뒤에 업무 마무리 할 것을 독촉하며 새로운 업무를 줄 때 등 주로 상사의 부름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못한다. 어쩔 때는 이해되지 않았음에도 '네네네네네네'를 반복할 때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정말 이해하고 네네네네 하는거야?" 라고 잔소리를 듣기도 했다.
침묵이 이어지는 마지못한 '네' 만큼이나 무분별하게 가벼운 '네네네네' 또한 오히려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은 불안함을 주기도 한다. 가벼워 보이기도 할 뿐더러 지나치게 '너무 알았어!!'를 남발해도 내 이야기를 듣고 있는건가 의아하게 만든다.
느낌적인 느낌
업무 이해도를 서로 가늠하며 주고받는 '네'라는 말은 상황 설명을 길게 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느낌적인 느낌을 주고 받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의 평판은 곧 나의 가치와 연결된다. 어디서나 일잘할 거 같다는 사람은 어떤 일이든 그사람의 매력을 뽐내며 일을 할 것이고 아닌 경우에는 항상 그 자리만을 굳건히 지킬 뿐이다.
직장인 8년차 정도 되니 내가 상사의 요청에 '네'라고 하는 빈도만큼 나도 '네'를 듣게 되는 중간 관리자 입장에서 '네'의 힘을 몸소 느낀다. 줌으로 얼굴을 보지않고 침묵속에서 한참 나중에 흘러나오는 힘없는 '네' 라는 답변을 들으면 내가 말을 잘못한건 아닌지, 정말 일이 너무 하기 싫은 상황인건지 알길이 없어 답답할 때가 있다.
직장에서 인정받는 평판은 별다를게 없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네' 해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라는 이 첫 반응을 간결하고 진정성있게 하느냐라고 본다. 직장에서 상사, 동료들이 원하는 사람은 일을 잘하는 것보다도 편안한 사람이라는 어떤 선배의 말이 인상깊었다. 일을 잘하는 사람, 스킬적인 부분은 언제든지 채워질 수 있지만 내가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대화를 해보지 않아도 '네' 한 마디에 싣는 나의 에너지와 생각, 업무 태도는 상대방에게 나를 일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구분짓게 한다. 나는 어떤 '네' 유형에 속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