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업세이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스테르담 지음

by 서울인Seoulin

퇴근 후에도 할게 많아


브런치 작가로 나의 이야기를 기록한 지 1년이 되었다. 작가 승인이 된 직후에는 열심히 글을 썼는데 요즘은 무척 게을러졌다. 그럴싸한 단순한 핑계를 대자면 시간이 없었다. 저녁 식사 후 잠깐의 휴식도 필요하고 스트레칭, 홈트 등 운동도 필요하고 자기 계발을 위한 어학, 자격증 공부, 책 읽기 등 요즘 직장인들은 정말 끊임없이 바쁘다. 지금 내가 퇴근 후에 보내는 시간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중점을 두기보다 미래를 위해 해야 할 것들로 채우고 있다.


물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건 아니지만 남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것을 하려다 보니 몇 가지만 하더라도 저녁시간이 부족하다. 퇴근 후에 유튜브, 넷플렉스 등 콘텐츠 시청만 하다가 잠이 드는 경우가 많아서 어떻게 나의 일상을 가치 있게 바꿔볼까 하다가 이것저것 시작하다 보니 하루가 짧아졌다.


퇴근 후 뭘 할까


내가 희망했던 퇴근 후 TO DO LIST 첫 번째는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오전부터 많은 감정 기복을 오가며 견뎌왔던 순간들을 정리하며 스스로 위로하고 칭찬하는 생각 정리. 오늘 잘했던 점, 부족했던 점, 기분이 좋았던 일, 나빴던 일 등 나의 하루를 뒤돌아보고 다독이는 일이다. 그냥 바쁘게 일했다, 똑같은 일상일 뿐이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도 안 난다가 아니라 오늘 나의 모습은 어땠는지 살펴보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대부분 직장에서 하루를 살아내고, 버텨내는데 급급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기하는 것조차 에너지를 쓰는 일이라 회피했다. 여러 감정들을 다시 꺼내고 생각 정리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글로 기록해한다는 자체가 또 다른 일처럼 느껴졌다.


최근 스테르담 작가님의 신간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를 보면서 다시 한번 글쓰기에 대한 의욕을 끌어올렸다. 평소 직장인 글쓰기 강의, 출간 책도 직장인으로서 너무 공감하면서 읽었고 평소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인데 내가 딱 고민했던 '퇴근 후 나의 시간을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책으로 답변을 주신 듯했다.



오늘의 배움을 미루지 말자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소소하게나마 그날그날의 사건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의 경우만 봐도 상사에게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히는 불편한 날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언젠가 리더가 된다면 저렇게 굴진 말자' 라던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지나치게 가족에게 짜증을 내서 반성하게 됐다던가. 하루하루 스스로 겪어가는 인생의 교훈이 있다. 남들에게 너무 평범하고 소소할지라도 나에게는 깨달음이 있었다면 특별한 글감, 글쓰기 소재가 된다.


퇴근 후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기도 했지만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을 스스로 갖지 않았다. 억울했던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화로 하소연하기 바빴고 다른 사람이 들어주길 바랐다. 스스로 나에게 질문을 하고 답변을 얻기보다 남들의 생각을 듣고자 나 자신을 다독이거나 채찍질했다.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서 나에게는 더욱 엄격하게 타인의 잣대로 옳고 그름 기준에 나를 맞추는데 익숙했다.


나는 나를 알아가기 위해 글을 쓴다


타인의 이야기만 듣다 보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 잘하는 것, 부족했던 것, 기분 상했던 일, 좋았던 일 등 내 기준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없었다. 그럼에도 항상 글쓰기에 목말랐던 가장 큰 이유는 나를 알기 위해서였다. 글쓰기를 통해야만 나의 생각으로만, 마음으로만 표현하기 때문에 나를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네 생각은 뭔데?'가 아니라 '내 생각은 뭐야?' 질문하고 싶었다. 나에게.


일하면서 겪은 무기력함, 번아웃을 겪으면서 '내 마음이 왜 이렇게 답답한 걸까', '뭐가 불안한 걸까' 나도 모르겠다 투성이었다. 스스로 질문해보고 답을 해봐도 매번 똑같은 이야기만 되풀이되고 생각의 깊이가 부족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감정을 쏟아내는 글쓰기였다면 나에게 깊숙이 들어가는 나와의 소통 수단으로 퇴근 후 글쓰기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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