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가 성장을 말해주진 않는다

Book Review,『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지음

by 계발자


일잘하고 싶다

전문 자격증이 없는 일이고, 특별한 전문 지식을 요구한 직장은 아니었기에 유통 영업부터 지금까지 하는 일에 대해서 '일을 잘한다는 건 뭘까' 고민이 많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해왔지만 아무나 잘 할수는 없기에 더욱 어렵게 느껴졌다. 버티기 힘들 뿐 누구나 시작하기에 어렵진 않은 유통 영업, 지금 하는 일도 그렇고나의 커리어, 전문성은 뭘까.


그저 막연하게 일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업무 연관성이 있다면 관련된 책을 구입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다. SQL, 데이터 시각화, 보고서 잘 쓰는 법, 엑셀/PPT 강의 등 무난하게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기본 영역에 대한 강의들은 다 들어본 것 같다.


일을 잘한다는 건 Skill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 엑셀을 기가 막히게 잘하거나 쿼리를 자유자재로 짜서 데이터 추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익숙하지도 않는 skill에 손을 대봤지만 딱히 내가 잘할 수 있는, 흥미를 가질만한 영역은 아니었다. 매번 동경하면서도 막상 내 손에 익지 않는 불편한 기술들이었다.


지금도 연차는 쌓이는 중인데 나는 어떤 성장을 하고 있고 나의 일에 전문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직하면서 나는 시시한 능력들을 다시 배우고 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데이터로 내생각 말하기, 프로젝트의 목적과 문제해결 등등. 기업, 조직, 업무의 목적이 달라지니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했다. 직업이 아닌 직장에 의해 일방향성 또한 흔들릴 수밖에.

"일하면서 배우는 시시한 능력들이 우리를 꽤 단단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힘이 된다.
제한 시간 안에 완결하는 법, 상대방 중심으로 생각하는 관점, 하기 싫은 일을 줄이는 법, 마음을 지키며 일하는 법 같은 소소한 일들 말이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억지로라도 배우게 되는 이런 경험과 습관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헤매지 않고 걸어가도록 도와준다."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지음, p.388


시시한 능력을 넘어서야 할 연차

비지니스 흐름, 팀 특성상 외부 요청이 많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다보니 팀의 구심점이 되는 업무가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마다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회의감이 들고 이런 일들을 하루하루 쳐내기 바쁜데 내가 무슨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 성장까지 생각하기위해서는 어떤 것을 고려해야할까.

회사가 달려가는 방향은 어디인가?
올해 내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 실적은 무엇인가?
경험하고 싶은, 키우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가?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지음, P.357


눈 앞에 떨어진 일을 급하게 처리하기 바빠서 뒤돌아보지 못했던 본질적인 질문,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도달하기 위한 질문이다. 또한 내가 최종적으로 키우고 싶은 분야는 무엇인지 목적성을 분명히 정리하고 가야한다. 전문성이 없는 일이라 말하기 전에 내가 이 업무를 통해 기를 수 있는 전문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확장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해야한다. 그 영역이 회사가 달려가는 방향과 맞닿는다면 조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핵심 과제를 해결하는 셈이다.


이직하고 나서 내가 이 회사에서 'OO이 되어야지, OO을 배워야지' 뚜렷한 목표의식이 없었다. 이직 후에 안도하는 지난 1년이었고 처음에 목표로 한 이직 방향성과 팀의 업무가 달랐지만 우선 일부터 적응하고 보자였다. 그러다보니 일이 힘들거나 입맛에 맞지 않을 때마다 '내가 이 일을 왜하지, 정말 하기싫다' 의 순간도 빠르게 찾아왔다. 시시한 능력들(상대방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데이터로 내생각 말하기, 프로젝트의 목적과 문제해결 등등)을 배우는데 만족하기엔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한 8-9년차 연차다.



부탁하는 사람말고 이끄는 사람

일하는 것과 성장하는 것은 다르다. 연차가 쌓인다고 일잘러가 되지 않고, 성장하지 않는다. 지금도 많은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에 집중하는 것처럼 타인과 다른 나의 특별함을 갖추기위해 퇴근 후 컴퓨터를 놓지 못하고 있다. Skill을 넘어서 road 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에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고 키우고 싶은 직무를 설계해야 한다. 다시 한번 나의 Goal을 분명히 하고 방향을 잡는다. 직업인이 아니라면 직장인에게 이런 커리어 로드맵은 필수다. 나의 인생 프로젝트 설계하기가 필요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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