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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맏이 Jun 30. 2020

삶에 적응하는데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

퇴사 61일째 중간점검

퇴사 15일째, 길어지는 휴가.

잠시 긴 휴가를 다녀오는 느낌이다. 약간의 해방감 정도?


지금쯤  시간에는 내가  하고 있었을지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는 퇴사 초기 단계다. 아직 주변 동료들과도 활발하게 연락 중이다. “퇴사하니 좋냐?, 어떠냐?, 나는 언제쯤 그만두려나.....” 업무에 쩔어있는 동료들의 한숨을 듣다 보니 일에 대한 해방감과 오늘 나에게 주어진 자유가 새삼 행복하다. 당장 내일 출근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나의 업무를 소화할  있을 정도준비가 몸에 배어있다. 


퇴사하기 한 달 전부터,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계획했기 때문에 일하는 것처럼 하루하루 내가 해야 될 체크리스트가 많았다. ‘이모티콘 드로잉’, ‘글쓰기’, ‘개인 PT 헬스장 문의’ 등 퇴사 후 삼 개월 동안 해보고 싶은 것들에 대한 목표 준비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월간, 2020 하반기 계획을 짜고 흔들림 없이 나의 길을 나아가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아직 약간의 피로감은 가시지 않은  앞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일정들을 정리하고 기록한다. 내게 스스로 허락한 1년이라는 공백 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확실하게 적어보 조금 마음이 편하다.



퇴사 21일째, 깨달음과 인정.

내가 가야 할 곳은 없다.


내가 기획한 목표에 맞게 일정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생각보다 빠르게 퇴직금도 입금되어 다른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한편으로는 역시 있어야 안심이 되네 싶어 언제 다시  벌까 떠올리니 다시 씁쓸. 오랫동안 버티려면 지출 계획도 있어야지 싶어 다이소에서 용돈 달력을 사서 하루에 삼천 원씩 꽂아두었다.  삼천 원은 후에   편의점에서 급하게 우유, 과자, 아이스크림 사러   쓰는 엄마의 현금 주머니가 된다.


건강보험 납입 청구서와 국민연금 안내가 우편으로 도착했다.


건강보험은  28세가 넘은 경우에 피부양자 자격 취득 신고를 별도로 해야 납부  해도 된단다.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잠시  때는 자동으로 아버지 밑으로 피부양자 등록되었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회사 다니면서 누적된 나의 국민연금 금액이 적혀있었고 앞으로 5 정도는  납부해야 노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이었. 나이 들어 용돈 받으려면 아직 연금  기간이 많이 남았다. 지금까지 쌓아둔 돈도 적지 않은데, 나는  돈을 받을  을까. 취업 안 하고 국민연금 안내면 지금까지 쌓아둔 돈은 어디 가는 걸까.



퇴사 30일째, 약간의 후회와 불안감.

나 지금 뭐 하고 있나?


직장 다니면서도 운동, 글쓰기, 책 보기를 일상 취미로 가지고 있었지만 온전히 나를 위해 집중할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살기 위한 운동, 감정 내뱉기에 급급한 글쓰기, 영업과 마케팅 관련 서적을 보면서 회사에서 성장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얻었지만 출퇴근할  나는 항상 공허했다.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내가 해보고 싶다 생각했던 것들이 막상 해보기 어렵고 일하면서 잠시 즐길 취미 정도면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굳이 퇴사하고 나서 해야 될 것들은 아닌  같고 생업으로 하는 사람 많다 보니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생업으로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시도한  아니지만 세상에 솜씨, 재주 좋은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새삼 놀란다.


브런치 작가를 준비하면서도 작가 소개부터 막혔다. 직업으로 소개되는 ‘나’는 없었기 때문에 한참을 망설였고 솔직하게 나의 상황에 맞는 소개를 적었지만 부끄러웠다. 적당히 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진작에 생각해볼걸 취업에 도움도 안 되는 짓? 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슬며시 올라온다.



퇴사 47일째, 현실과 만남.

서두르면 진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한 달이 지났다. 쉬면서도 아직 마음 한편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1년이라는 공백 기간을 생각했지만 당장 어느 곳이라도 출근해야겠다는 생각이 아주 가끔 떠오른다. 하지만 퇴사 후 처음 삼 개월 동안은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시간을 갖기로 한만큼 서두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친척들이 나의 퇴사 소식을 접했다. 코로나 시국에 괜찮겠냐는 걱정에 퇴사 사유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다. 자발적 퇴사인지 잘린 건지부터 앞으로 어느 직장을 갈 건지 뒤늦은 관심이 부담스럽다. 그나마 코로나로 사람들 만날 일이 적어지니 이런 불편한 상황을 마주할 일도 많지 않아 다행이다.


귀찮은 대답을 하기 싫어서라도 오늘  뭐했는지, 앞으로 할 계획에 차질이 없는지 체크한다. 스스로 약속했던 삼개 월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은데 왜 나는 이대로를 즐기지 못하고 두려워하는지 마음만 급해진다.


퇴사 55일째, 작은 목표와 성취감

노력에 감동받았던 순간


내가 하고자 했던 목표 실천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의 콘텐츠를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해왔던 지난 시간을 모아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작가로 선정되었다. 드로잉 하면서 욕심냈던 이모티콘 도전기도 스티커 판매 심사가 완료되어 3,800원의 수익이 났다. 정말 소소하지만 너무 즐거웠다. 운동하면서 2kg 감량과 내 몸을 다스리는 법을 알아가기 시작했고 스스로 변화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냥 흘려버릴 잠깐의 호기심이 아닌지 불안했던 마음이 안정되고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에 행복하다. 나는 안된다고 포기하고 지금까지 투자한 노력들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될까 두려웠던 걱정이 싹 사라진다.


퇴사 61일째, 편안함과 적응단계

이제야 집중할 수 있는 시간


처음에는 내 방에 들어와 “뭐해?”라고 묻는 부모님의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할 게 있다고 대충 얼버무리지만 “이력서 쓰는 거야?, 하루 종일 글만 쓰냐?, 그림만 그리냐?, 뭐하길래 매일 그러고 있냐?, 운동만 하냐?, 살 빼서 뭐하냐?”는 말이 싫었고 나 좀 내버려 두라며 한번 크게 발악도 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있는데 뭐가 궁금해 묻는 거냐고, 결과가 있어야 되는 거면 돈 버는 일만 의미가 있는 거냐며 민감하게 굴었다.


평소 내가 투정이 될까 말을 아끼던 습관도 있고, 혼자서 알아서 해야 된다는 강함 독립심에 부모님이 내 생활을 궁금했다는 것을 안다. 부모님이 물어보듯 항상 목표, 목적을 명확히 말할 줄 알아야 행동의 당위성을 얻는 것 같아 나는 항상 계획에 집착했다. 이번 나의 퇴사 목표는 앞으로 삶이 흔들리지 않게 나라는 사람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인생 목표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나에 대해 고민하고 나를 표현하고 싶은 방법이 글이었고, 글을 쓴다는 것은 성장하고 싶다는 나의 의지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한마디에도 의지가 흔들렸지만 소소하게 나만의 목표 달성해보니 앞으로의 시간이 자신 있어졌다. 나에게 스스로 당당해지니 굳이 내뜻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주변인들은 나의 시간을 존중하고 인정해준다.


를 위한 시간이 뭔지 알아가는데 적응하니 편안하고 몰입도가 높아진다. 때로는 약간의 게으름 즐기며, 시간적 여유를 이용할  알고 어느 곳에 나의 힐링 트가 있는지   같다. 화려한 취미, 플렉스로 겉을 포장하지  내가 느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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