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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씀씀 Jan 03. 2021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다름아닌 ‘나’

멈추지 않는 걱정과 불안에 대해


재택 취업을 거쳐 재택 근무를 시작한지 일주일. 


코로나로 취업 서류제출부터 면접부터 입사까지 모든 걸 비대면으로 시작했다.


입사하자마자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업무, 직종별 특이사항은 있겠지만 내가 하는 부서는 가능했다. 굳이 얼굴 보고 일하지 않아도 문제없을 정도로 화상 회의 프로그램 부가 기능도 많아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입사 일주일은 교육 위주로 업무 일상이 시작했다. 아직 본격적인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조직에 들어갔으니 모든게 낯선 나에게 순간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출퇴근 하는 건 편했지만 팀 사람들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일한다는게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비대면, 재택 근무라 주변에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긴장하고 혼자 어색한 기류를 타며 익숙한 내 책상이지만, 불편한 일주일을 보냈다.




새벽 2시 잠에서 깨서 네이버에 꿈, 해몽에 대해 검색했다. 사람 머리 다치는  대해서

잠시 꿈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물건을 사기 위해 어느 역 대형 쇼핑몰에 들어갔다. 집에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한번 더 들러보자 싶어서 브랜드 샵을 찾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나가는 곳을 찾지 못해 헤매기 시작했다.


가는 곳마다 문이 잠겨있었고, 물어볼 사람 없이 혼자 어두운 비상구를 따라 내려갔다.


층별 계단을 내려가다가 마지막 지하층에서 금빛 나는 문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문은 하늘에 떠있는 문이라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계단도 없고 줄도 없는 곳이지만 이 곳을 나가려면 유일한 곳임이 분명했다.


이 건물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건가 생각할 쯤에 어떤 여자가 맨 몸으로 벽을 오르려다 떨어져 머리 다치는 것을 보며 두려움에 잠이 깼다.


아마 나도 저 문에 오르려고 하다가는 죽겠구나 생각했는지 잠을 깨서도 한동안 무서웠다.


나는 평소 꿈을 꾸지 않고 누우면 바로 잠들고 빠르게 의식을 잃는 타입인데 꿈때문에 잠을 깨다니..... 이상한 밤이었다.




나는 이 꿈에 대해 생각했다. 출구를 찾을 수 없어서 나가고 싶은데 나갈 수 없는 무서운 상황, 끝내 찾은 문은 내가 오를 수 없는 곳에 있었다.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는데 내가 찾고 싶은 ,   없어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아무래도 이번주 첫 출근을 통해 조직의 흐름과 업무 속도를 보면서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한 압박감을 크게 가졌던 것 같다.


첫 출근의 설렘도 잠시, 사람들과 적응할 틈도 없이 빠르게 업무가 주입되는 상황에서 ‘내가 해야할 일’만 생각했던 나는 벌써부터 일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성과 중심, 빠른 업무 속도에 막힘없이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일해서 이곳에서 인정받으며 나의 쓸모있음을 증명할까 고민했다.


자본주의에서 성과중심사회는 나의 가치를 끊임없이 입증해야만 살아남는다. 월급 받으면서 일하는건데 당연한 이치다. 코로나 시국에 일할수 있다는 행복이니 배부른 소리다.


취업을 해도 업무 수명이 짧은 곳에서는 내 미래 경제생활에 대한 두려움,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다. 일에 적응하기도 전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언제까지  일을   있을까 생각했다.


다가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이 불안을 만들고 스스로를 압박하며, 꿈을 꾸지 않았을까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나에게 목표 중심의 미래 지향적 사고는 나를 발전시키는 추진력과 원동력을 주었지만 매사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방해하는 장애물이었다.


지금을 즐기기보다 내가 만들어갈 미래에 대한 부담감, ‘잘하고 싶다 욕심을 부릴 수록 힘든  나였다.


퇴사 후 쉬면서 끊임없이 미래에 대해 준비하고 상상했다. 좋은 미래를 그리면 알 수 없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지만 그렇지 못한 앞일을 상상하면 한없이 우울해지고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앞일을 걱정하는 불안의 크기가 남다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현재를 만족하며 즐기는 방법에 아직도 많이 서툰 나를 보았다.


지금 이대로 좋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새롭게 있을 불안한 상황을 상상하며 만들어냈다.


생각한만큼 이루어진다.


사실 불안할 것도 없었고 일하는게 크게 힘들지도 않는 매우 평온한 일주일이었다. 혼자 긴장하고 어색했고, 마음이 급한 거였다.


편안하고 안정된 상황이 익숙하지 않았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상황이 어색했는지 안좋은 일에 대한 생각으로 평온한 나의 마음을 오히려 받아들이지 못했다.


오히려 평온한 마음도 이상하다고 밀쳐내는 프로 불안러였다. 안정감에 익숙하지 않은 불안러, 걱정러는 이 중도의 상태도 가만히 두지 않는 이상한 습관을 발휘하곤 한다.


지금, 내가 누릴  있는 시간에 집중하자.


‘.....않을까?, .....어쩌지?’ 라는 생각을 버리고 현재를 느끼는 방법에 익숙해지자. 최선을 다하는 지금이 미래를 만들고, 내가 걱정했던 시간 중 하나였으니 걱정을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지금 있지 않을까.



지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최선을 다하는 오늘이 쌓여
미래를 만드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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