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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Apr 10. 2021

강아지를 키운다는건

인형이 아니고 생명입니다

작고 귀여운 말티푸를 한마리 키우게 된 동네 엄마가 있었습니다  A라고 편의상 불러야겠네요 

친하지는 않아도 보면 인사 나누는 정도로 지내고 있었고 막내가 유치원생이되자 강아지를 데려와 키우게 되었습니다 A는  귀엽고 작은 녀석을 보여주며 새 가족이 되었다고 인사를 건냈고 우리집 푸들 이야기를 꺼냅니다


" 킬로지요? 아유 우리 개도 클까봐 고민이에요

밥을 조금씩 준다고 병원에서 혼났는데 너무 크면 이뻐서 조금씩 조절해서 주고있어요"


"6.8킬로에요"


"어머어머 너무 크다 우리 애기는 2킬로도 안되는데 제발 3킬로에서 멈췄으면 좋겠어요"

"그런가요?" 하고 웃으며 헤어집니다


이따금씩 할머님들이 산책하시다 말씀 하시기도 합니다


"아유~~ 커

얘는 왜 이리 커어??

우리개는 쪼끄만데?"


"하하~ 푸들은 원래 큰데 개량한거라 크기가 다양해요"


"그래도 너무 허리가 길다~

짧았으면 더 이뻤을텐데

순하긴허네"


 A와 말티푸를 두번째로 본 날은 A의 동네친구도 함께였습니다 여섯일곱명의 아이들이 말티푸의 리드줄을 잡은채 우르르 단지 안팎을 뛰고있었지요 A는 우리집 푸들을보고 옆에 있는 친구엄마에게

한마디를 건냅니다  


"아우 우리애도 저렇게 클까봐~"


옆에있던 동네친구 C씨는 바로 대답합니다


"징그러~~!!"



우리는 어색하게 헤어집니다

징그럽다니

단지 인형처럼 작고 어리지 않아서

징그럽다니


닭똥집이랑 가슴살에 고구마 말아 말려주며

초롱초롱 녀석의 눈빛에 웃어봅니다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집 개가 누구의 곁에서 잤는지를  서로 부러워합니다

주인 닮아 소심하지만 짖지 않아 고맙고 예쁩니다


감정과 분위기를 금새 알아차리는 녀석은

말하지않아도 표정만으로 몸짓만으로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작은 간식 한알에

할 수 있는 재능들은 서둘러 보여주며

깨끗한 물, 채워진 밥그릇

배변판과 잠자리

그리고 산책만 있으면 그리 감사해 합니다


소중하고 따뜻한 생명을 가진 그 아이

크기로, 외모로, 예쁜 옷으로

평가하지 말아주세요

인형이 아니고 가족입니다

하나의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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