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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메로나 Apr 12. 2021

사과 두알 어린이집 <2>

어린이집 가는길 - 옷입고 나가는게 이리 힘들다

아니, 이따 갈껀데


단박에 영인의 애교를 잘라내는 녀석

가자 가보자 어서 가자 지금 가야한다 늦었다 10시다 친구들 다왔다 사탕 입에 하나 넣고 녹이며 가자 혼난다 늦었다니까

온갖 달콤살벌한 회유가 시작된다

아니~~!! 이따아~~이따 갈래

그렇다면..


선생님 네~ 안녕하세요 윤솔이 너무 보고싶으시다구요 하아 어쩌지요 윤솔이는 오늘 늦게 가려한다네요 네? 간식 같이 먹자구요?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저도 사랑해요


내가 배우라면 진정 연기파 배우였으리라

온갖 표정을 동원해 연결된적 없는 전화를 끊고 채비를 서두른다


엄마가 윤솔이 데려다놓고 아이스크림 사올께 캔디바~ 좋지? 빠르게 양말 팬티 티셔츠 바지를 입히며 약속하자고 손가락을 내밀던 찰나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거부하며 말한다

아니 생귤탱


성공이다


잔뜩 푸린 얼굴로 마지못해 따라나선 막내는 피카츄가 그려진 노란 신발을 자기가 신는다고 왼발을 넣었다 거꾸로라며 오른발을 넣었다 시간을 끈다 겨우 엘레베이터를 타고 일층.


한없이 밝은 미소로 녀석은 신이났다


알수가없네 그냥 웃으며 나올순 없는건가


영인은 갸우뚱하며 어린이집 문앞에 선다 절대 '누르세요' 는 누르지 않는다 윤솔이가 누를때까지. 이거 하나로 안간다고 눕는꼴을 보게될지도 모른다


어머나아~~~ 윤솔이 오늘  씩씩하게 왔어요? 멋진 킥보드도 타고 왔구나~~?

내가 연기파 배우라도 이분들 때문에  수상이 어려웠으리라 매일 보는 보드에 멋있다는 찬사를 날려주시며 아이를 반겨주신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윤솔이 이따 만나


아 평화

평화가 찾아왔다

공기가 신선하다  

햇살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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