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다른 걸까?
공군은 해마다 최우수 조종사를 선발한다. 최우수 조종사는 개인의 영광이면서 부대의 자랑이다. 비행 경력, 작전 참가 횟수, 전문지식 등 항공작전 관련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는 사실을 입증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공군이 매년 하반기 선발하는 탑건(Top Gun)과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최우수 조종사와 탑건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탑건이라는 명칭에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라는 의미가 담겼으니, 단어만 놓고 보면 같은 개념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공군은 최우수 조종사와 탑건을 구분해 선발하고 있다.
탑건은 매년 하반기 열리는 공군작전사령부 주관 공중사격대회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한 우승자다. 반면 최우수 조종사는 모든 조종사의 1년간 임무 수행을 종합 평가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조종사를 선정한다.
공군 최고의 공중사격 ‘명사수’가 탑건이라면, 한 해를 통틀어 두루 우수한 성적을 거둔 ‘MVP’가 최우수 조종사다.
최우수 조종사는 공군 전 비행단의 모든 조종사가 대상이다. 주요 평가 항목은 비행시간·특수자격·전문교육 등 비행 경력, 작전 참가 횟수, 비행·지상 안전을 포함한 전문지식, 체력평가, 근무평정이다. 지난 1979년 시작됐다.
공군의 핵심가치인 도전, 헌신, 전문성, 팀워크를 바탕으로 강한 정신력과 투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총 1000점을 만점으로 하는데, 2022년 최우수 조종사에 선발된 F-15K 조종사 원중식 소령은 892.6점을 기록했다.
최우수 조종사 시상에서는 종합평가 1위 외에 분야별 최우수 조종사도 함께 선발한다. 총 3개 분야로 나뉜다. 전투기 조종사를 다루는 전투 임무 분야, 기동기를 대상으로 하는 기동통제 분야, 그리고 비행교육 분야다.
또 기종별 우수 조종사도 뽑는다. 종합 최우수 조종사는 대통령 표창, 분야별 최우수 조종사와 기종별 우수 조종사는 각각 국방부 장관 표창과 공군참모총장 표창이 수여된다.
반면 탑건은 최고의 공중전투 기량을 갖춘 조종사와 비행부대다. 공군작전사령부 공중사격대회에서 우위를 가린다.
대회는 1960년 공군사격대회로 시작해 지난해 63회가 진행됐다. 대회 명칭을 ‘작전사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작전사 공중사격대회’로 변경했다. 현재 개발 중인 KF-21 전투기 명칭이 ‘보라매’인 점을 고려했다.
대회는 전투기 분야와 공중기동기 분야로 나뉘어 펼쳐진다. 전투기 분야에는 F-15K, (K)F-16, FA-50, KA-1 기종 등이 참가한다. 조종사들은 지대공 위협과 가상 적기의 공중 위협에 대응해 갈고닦은 능력을 선보인다.
또 공중비상대기항공차단(XINT), 야간 폭격, 근접항공지원(CAS) 등 기종별 성능과 무장운용 능력에 따른 복잡·다양한 과제도 수행한다.
공중기동기 분야에는 C-130, CN-235, HH-32, HH-47, HH-60 조종사들이 출전한다. 단체 부문도 함께 겨뤄 최우수대대를 선정한다.
최신 상위 기종일수록 (당연히) 좋은 성적이 나온다. 현실이다. 다만 재작년에는 FA-50 조종사가 최초로 탑건에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