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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라이 Feb 01. 2023

마흔이 되면
모르는 게 없을 줄 알았습니다

39에 결혼. 

40에 임신. 

41에 출산. 

처음엔 완벽하다 생각했다.  



대학졸업 후 줄곧 방송작가로 살고 있다. 

하는 일이 그런지라, 방송가를 터전으로 살던 나는 

잘 나가는 싱글 선배들 틈에서 결혼도 나이도 잊고 살았다. 

안 되는 일은 되게 하고야 마는 예능 작가로 신나게 일했고, 

트렌드와 다양한 경험을 핑계 삼아 잘도 놀았다. 

그렇게 30대를 보냈고, 

닥치게 될 40대도 은근히 자신감이 붙었다. 



그러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행운이 찾아왔고, 

결혼을 결심했다. 

임신에 출산까지 순조롭게 이어졌다. 

지금은 아들보다 마흔 살이 많은 엄마다. 



마흔이 되면 세상에 모르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감, 일머리, 근성까지 필요한 예능 프로그램 작가 일을 18년째 하면서  

세상에 못할 일도 없다고 자신했다. 

육아! 너끈히 해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라는 이름표를 달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난생처음 작은 아이를 품에 안고 산부인과 문을 나서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 작은 아이와 함께 세상 속으로 나오긴 했는데, 

엄마라는 나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답을 몰랐다. 



육아라는 너.....!! 



눈치로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똑똑한 머리도 통하지 않았고, 체력은 달렸다. 

친구들 대부분은 이미 학부모가 되었으니, 

낯선 육아라는 세상을 함께 공유할 친구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내 나이가 너무 두려웠다. 

날로 소심해지고, 작아지고 몸 둘 바를 몰랐다. 

마치 실수투성이 신입사원처럼... 



어느덧 육아 9년 차. 

오늘도 모르는 것 투성이인 엄마로 살고 있지만 

정답은 언제나 아이가 말해준다. 

덕분에 늙은 엄마는 육아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배운다. 

나를 들여다본다. 



떨리던 순간을, 겁먹었던 경험들을

오늘도 기록하고 기억한다. 

40대에 첫 아이를 출산한 늙은 엄마들이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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