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Cri#6 Corzo
한 시간 동안 저랑 놀아줘서 고마워요!
Luis,
그에 대한 짧은 이야기
산크리스토발에서 하루는 '수미데로 투어'를 하게 되었다. 관광버스는 수미데로를 다 보고 나면 Corzo라는 작은 마을에 잠시 내려준다. 그리고 1시간 동안 관광객들을 완전히 방목하는데, 이때 나는 약간 당황해 있었다. 이날은 다른 여행자를 만날 일도 없이 계속 혼자였는데, 내리자마자 다들 뿔뿔이 흩어진 것이다. 나는 이 마을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있어도 어떻게든 우연히 술술 풀리곤 하던 평소와는 달리, 어딜 가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설프게 서서 고민하는 동안 1시간이 금방 지나버릴 것만 같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방황하던 중 약간 떨어진 곳에 커다란 건물이 하나 보였다. 시장과 가운데 있는 작은 공원 빼고는 사방이 휑해 보였고, 뭔가 눈에 띈 유일한 건물이었다.(▽)
Corzo는 관광지 중에 하나라는데, 아직도 포인트를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정체 모를 건물 안으로 어색하게 들어갔던 그때, 바로 그를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루이스'다. 나는 자꾸 빛이라는 뜻의 루스(Luz)라는 단어와 헷갈려서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자꾸 내 이름을 까먹음으로써 나의 미안함은 깨끗이 사라졌다.
그는 마림바의 고수다. 나는 혼자 아무 데나 들어갔다가 우연히 마림바를 발견해서 몰래 딩동딩동 두드려보고 있었다. 그런 나를 그가 발견했고, 그는 다름 아닌 마림바 마에스트로였다. 그가 손짓하는 곳으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더 큰 마림바가 여러 대 있었다. 수줍은 그의 표정과는 달리 마림바 연주는 놀랍도록 화려해서 마치 유튜브 베스트 영상 속으로 들어온 것 같았다.(#이거실화냐)
그는 인내심이 많다. 그는 자꾸 나에게 마림바에 관한 무언가를 설명해주려고 애썼지만, 전문용어가 섞인 스페인어를 이해하는 건 나에게 좀 무리였다. 그가 "Cómo te digo.."(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라는 혼잣말을 수없이 반복한 것만 이해했을 뿐이었다(..) 나의 엉뚱한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설명해준 그는 분명 인내심 많고 좋은 선생님임이 틀림없다.
우리는 함께 마림바를 연주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원래 피아노를 쳤기 때문에 같이 간단한 듀엣곡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채를 잡는 방법부터 자세히 가르쳐 주려 했고, 잘 배운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악기 연주를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이 마을에서 어떤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내가 들어간 이 건물의 이름조차 모르지만, 그와 함께 마림바를 더 연주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방황할 뻔한 한 시간을 채워준 루이스 음악 선생님ㅡ 무차스 그라시아스.(Muchas grac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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