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겨

Campeche#7

by 세라
Solo debe moverse expresando lo que siente
(그저 느껴지는 대로 움직이면 돼)


멕시코에 있던 초기에 학교에서 댄스 수업에 참여한 적 있다. 커리큘럼 중 하나여서 필참이었는데 사실 나는 몸치이기도 하고, 잘 못 추니 더 싫어하게 되었다. 클럽에 가지 않는 이상 딱히 춤 출 일이 없기도 했다. 원래도 굼뜬 몸은 갈수록 더 굳어져 갔다. 댄스 수업에서 나는 맨 뒷줄로 조용히 피신(?)해서 어설프게 따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춤이 생활화되어 있는 멕시코 친구들은 역시 댄스 수업을 너무나 좋아했다. 다른 시간에 유독 수줍음을 많이 타던 여학생들도 모두 흥이 넘쳤다.


댄스 선생님은 "Coreana!" 하면서 자꾸만 날 지적했다. 앞으로 불러내서 짝을 지어주기도 했는데, 나는 주목받는 순간들이 싫었고, 그 수업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고 말았다. 재밌는 것은 이런 시간이면 눈에 띄게 아시안들만 적응을 못했다는 것이다. 유럽이나 아메리카에서 온 친구들은 처음 보는데도 음악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망설임 없이 잘만 놀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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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거닐던 아브라암과 나는 해변의 어느 시끌벅적한 바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모두 일어서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아브라암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대열에 합류했다.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같이 끼게 되었다. 대학생 MT라도 온 듯, 어느새 사람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둥그런 대열을 만들었다. 화려하게 번쩍이는 조명 아래서 다들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멕시코 사람들은 이국적인 손님을 반겨주었다. 갑자기 나를 중앙에 몰아넣기도 했다. 나는 기겁하며 싫어했는데, 다들 재미있어하니 나도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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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서 한바탕 놀다 나온 우리는 성벽 근처를 걸었다. 바닥에 설치된 분수가 알록달록한 빛깔을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ㅡ와우, 저것 봐! 저 분수가 나보다 더 춤을 잘 추네.


내 말에 아브라암은 아니라며 웃으며 나를 말렸다. 그는 날 만나기 전 깜페체에 혼자 있었을 때도 혼자 바에 가서 춤을 추고 놀았다고 했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안 그래도 멕시코 사람인 그가 더 멕시코 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아브라암에게 댄스 수업에서 자꾸만 선생님이 날 지적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ㅡ그 선생님 완전 바보네! 춤은 그냥 즐기는 거야.


그의 화끈한 공감 능력에 나도 같이 선생님 욕(?)을 하며 마구 맞장구를 쳤다. 아브라암은 Ay~ 하면서 자기도 춤을 못 추는데 그냥 즐기는 거라고 했다. 실제로 그의 춤을 보았을 때,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았다(!) 아브라암특유의 흐물거리는 댄스(?)도 결코 잘 추는 건 아니었다. 그는 정말 자기가 한 말처럼, 있는 그대로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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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아브라암의 말.


Bailar es divertirse.

춤은 즐기는 거야


Solo sigue la música con libertad.

그냥 자유롭게 음악을 따라 가.


Deja que la música te guie.

음악이 널 이끌도록 내버려 둬.


No importa si no sabe bailar, no es necesario.

춤추는 법을 아는 지는 상관없어, 그건 필요치 않아.


Solo debe moverse expresando lo que siente.

그저 느껴지는 대로 움직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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