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아, 왜 자꾸 날 따라와?

by 세라

어린 시절, 차를 타고 달릴 때마다 달이 어떻게 날 자꾸 따라오는지 궁금했어. 엄마에게 말했지. 엄마, 달이 자꾸 날 따라와요. 진짜 신기해요. 터널을 들어갔다 나와도 어느새 따라오고 있어요. 실은 그게 너무 거대해서, 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거대해서라는 걸 그땐 몰랐어.





멕시코에서 어떤 여행지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긴 이동길마다 본 하늘이다. 어느 지역을 가도 구름이 거짓말처럼 가까이 있었다. 하늘이 너무너무 가까웠다. 버스에 몸을 싣고 멍하게 창밖을 바라볼 때면 하늘 위 어떤 층계로 차원이동을 해 있는 것 같았다. 아니, 어떤 거인이 나에게 구름을 자세히 들여다 보라고 구름나라로 번쩍 들어올려 준 것 같기도 했다. 여행의 기억이 좋든 나쁘든 그저 하늘 위에서 일어난 아득한 기억이 될 거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창밖을 바라보면 끝없이 옥수수밭이 펼쳐지고, 갈대밭이 나오고, 선인장이, 초원의 동물들이, 너무나 거대해 자꾸만 날 따라오는 달처럼 내 곁에 있었다. 풍경이 가려졌다 나타날 때마다, 이질적이고도 따뜻한 풍경들이 이어졌다. 하얀 구름들은 상상해본 적 없는 가까운 거리에서 유유히 떠다니며 지나온 날들의 떨치지 못한 여운들을 조용히 덮어주었다.



지금 난 하늘 어디께 있는 걸까. 먼 행성처럼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세계로 들어온 걸까. '멕시코'라는 고원 지대의 구름 나라에서 나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어린 아이가 된 것 같다.


구름아, 왜 자꾸 날 따라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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