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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재발견

여행, 또 하나의 의미

by 세라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공간'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살았다. 떠돌이 방랑자의 절절한 열망 같은 것이었다. 돌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삶 속에서 내가 살았던 집은 언제나 숙소였다.


이 낯설고 머나먼 땅까지 분연히 떠나온 것은 왜였을까.


고향 밖으로, 나라 밖으로, 미지의 대륙으로스스로를 이방인으로 내몰다 못해, 마음마저 주인 없는 집처럼 텅 비도록, 떠나고 또 떠났다.


Taxco de Alarcón, Guerrero, México
Campeche, Campeche, México
San Cristóbal de Las Casas, Chiapas, México


혼자 걷던 어느 한갓진 밤, 걸어온 길이 모두 나의 집 같았다. 힘껏 팔을 내뻗었다. 온 세상이 나의 공간이었다. 거쳐 온 모든 곳이 고향 같았다.


여행에서 만나는 새로운 나의 모습은 사실은 잃어버린 원래의 내 모습이었다. 고향이란 세상 끝까지 달아나, 다시 내가 등진 세상으로 돌아가려 하는, 마음 그 자체였다. 갈망 자체로 나 자신이 완전해지는 경험이었다.


Oaxaca de Juárez, Oaxaca, Mé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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