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xco#7 Teleférico
멕시코 하면, 스파게티지
라고 내 맘대로 써 본다.
멕시코 가면 타코만 먹어야 한다는 것은 편견. 멕시코의 유럽 요리가 맛없다는 것도 역시 편견.
나는 어느 도시를 가나 전망 포인트(El mirador)가 있다면 꼭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첫날 이곳에 왔을 때 운행이 종료되어 탈 수 없었던 Teleférico(케이블카)를 타러 다시 왔다.
¿Hay algún lugar para ver el paisaje?
(풍경을 볼 만한 데가 있어요?)
사실 이곳에 오게 된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Taxco의 센뜨로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만난 현지 사람들에게 풍경을 볼만한 데가 있냐고 물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나에게 종이에 직접 장소 이름을 써줬다. 꼬깃꼬깃한 종이에는 'Hotel Monte Taxco'라고 쓰여 있었다.
Taxco에서 배운 여행 팁 하나, 의외로 풍경을 볼 수 있는 좋은 장소들은 '호텔 옥상'에 많이 있다(!) 이곳 말고 다른 대답에도 호텔이 더러 있었고, 그곳에도 다 가보았다. 오늘은 그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몬떼 따스꼬 호텔을 찾아온 것이었다. Teleférico를 타고 반대편의 고적한 산기슭에 내리니 굉장히 한적한 호텔이 하나 있었는데, Taxco에서 고급 호텔 중 하나인 모양이었다.
대뜸 경비원에게 옥상 가려고 왔다고 말하니 친절히 방향을 가르쳐 주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옥상에 내렸다. 풍경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역시, 현지인이 알려준 정보는 정확하다! 그 지역 친구가 없더라도 길에서 사람들한테 많이 물어보고 다니는 것이 좋겠다.
호텔 옥상에는 넓은 풀장과 바, 레스토랑이 있었다. 무엇보다 한낮의 이 호텔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호화스러움과 황량함이 공존하고 있는 묘한 곳이었다. 이왕 별 계획도 없는 것, 천천히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뿅 하고 미소를 무장한 종업원이 나타났다. 문득 사람이 반갑다.
¡Hola!
막간을 이용한 스페인어 단어 공부
숟가락 = cuchara
젓가락 = palillos
포크 = tenedor
사실 단어 공부의 시작은 직원에게 휴지를 달라고 했는데 무릎 냅킨을 내 온 것 때문이었다. 언제 메모해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나는 폰에 '휴지 = Pañuelo desechable'라고 적어놨었다. 그래서 Pañuelo를 달라고 했더니 손수건을 주신 거였다. 친절한 직원 아저씨는 그게 아니라 'Servilleta de papel'이라며 짧은 스페인어 강의(?)를 해 주셨다. (그냥 짧게 Papel이라고도..)
그러고 보니 Taxco에 있는 동안은 친구도, 동행도, 우연히 만난 인연도 없어서 늘 혼자 다녔다. 혼자였던 나에게 잠깐이나마 말동무가 돼준 레스토랑 아저씨, 고마워요.
이날 한 거라곤 Taxco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훌쩍 가서 버드 아이 뷰를 즐기며 스파게티와 맥주를 배 터지게 먹은 것뿐. 나중에 아는 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언니, 그거면 충분해
<요약>
-기회가 될 때마다 현지인들에게 정보를 물으세요.
-멕시코의 Taxco에 온다면 Teleférico를 추천합니다. 산자락 높은 곳에 위치해 다른 도시보다 더 스릴이 넘칩니다. 왕복 95 pesos.
-Teleférico를 타고 반대편에 내린다면 Hotel Monte Taxco를 찾아가 풍경을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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