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띠야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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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띠야의 화려한 변신
Tortilla(또르띠야)
멕시코 음식에서 가장 기본적인, 가장 중요한, 가장 많이 쓰이는 이것! 바로 또르띠야. 주재료는 옥수수(Maíz). 음식점에서도 가정집에서도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고기는 물론 다양한 것들을 싸먹는데, 그 점이 바로 싸먹는 걸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취향 저격(!) (또르띠야를 상추삼아 뭐든 싸먹기 시작..)
대부분의 멕시코 가정집에는 또르띠야를 빠르게 데울 수 있는 납작한 그릴을 가지고 있다. 또르띠야로 오믈렛도 싸먹곤 했던 기억이 있다.
어딜 가나 있는 빨간 소스와 초록 소스
우리나라의 고추장처럼 혹은 김치처럼, 어떤 음식에든 함께 버무려 먹는 살사(소스). 이 역시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이 멕시코 음식을 좋아하는 지 알 것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빨간 소스가 더 맛있었는데, 일주일도 채 안돼 마치 현지인처럼 "여기 빨간 소스 없어요?" 외치고 다녔다는(..)
Chalupas(찰루빠스)
단수 이름은 찰루빠(Chalupa). 친구들이 간식 먹으러 갈 때 종종 데려가 줬다. 알고보니 멕시코 중에서도 중남부 쪽에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역시 또르띠야+고기+소스의 조합이다. 사진에 아보카도가 보이는데, 멕시코에서는 또르띠야에든 샌드위치에든 아보카도를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처음엔 손으로 먹는 문화에 익숙지 않았는데(너무 뜨거워서), 나중엔 이렇게 위화감이 제로에 수렴했다.
Quesadilla(께사디야)
우리에게도 익숙한 전형적인 멕시코 음식 중 하나. 사진에 있는 건 버섯이 들어간 버전.
Queso Fundido Natural
이렇게 또르띠야를 치즈에 찍어서 먹는 음식도 있고
Taco(따꼬)
따꼬야말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멕시코 대표 음식!우리가 흔히 타코라고 부르는 것의 원조다.
막상 메뉴판을 보면 너무나 많은 종류가 있는데 만약 선택장애가 온다면 가장 기본적인 'Tacos al pastor'를 선택하면 실패할 일은 없다. 멕시코에서 먹은 따꼬 사진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대표 사진만 :D
열심히 따꼬를 만들어 주시는 메히까노 아저씨
나는 왜 케밥이 생각났을까(.. 세뇌란 무섭다)
Tacos dorados
따꼬의 한 종류. 이렇게 돌돌 말아놓은 스타일도 께사디야만큼이나 흔하다.(엔칠라다랑도 비슷하게 생겼다) 바삭하게 튀겨놔서 한 입 베어보면 깨진다. 'dorado'는 '황금의'라는 뜻인데, 기름에 튀기고 나면 딱딱해지고 금빛을 띄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거라고 멕시코 친구가 설명해 주었다.
특히 두번째 사진의 양쪽에 보면 세워놓은 튀긴 또르띠야가 있는데, 과자같은 느낌으로 소스에 찍어먹는다. 종류에 상관없이 음식들 옆에 데코 형식으로 많이 따라 나왔다. 초록색 소스는 유명한 Guacamole이고 검정색은 Frijoles refritos.
Salbute(살부떼)
수많은 비슷한 종류의 또르띠야+고기 조합 음식들 중 내가 제일 좋아했던 살부떼, 그중에서도 Carne asada. 평소에 빵도 부드러운 빵을 좋아하는데, 살부떼가 다른 종류보다 부드러워서 내 취향에 맞았던 것 같다.
처음 살부떼를 접했을 때, 멕시코 친구에게 물었다.
-살부떼는 어떤 거야?
-또르띠야 안에 고기가 들어가는...
-나한텐 모든 멕시코 음식이 또르띠야 안에 고기가 들어가는건데 ㅠㅠ따꼬, 께사디야, 엔칠라다, 엠빠나다, 또스따..
-하하하 맞아!
그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 멕시코 음식들은 똑같은 재료, 비슷한 형식으로 모양이나 크기, 요리 방식에 따라 수많은 종류로 나눠지는데 사실은 다 따꼬 사촌이라는거(그래도 다 맛있다는)
Empanada(엠빠나다)
살부떼 옆에 만두같이 생긴 것이 엠빠나다다. 또르띠야 모양이 위가 열려(?)있는가, 만두처럼 닫혀있는가에 따라 또 이렇게 나누어진다고 한다(..) 또르띠야에 약간의 밀이 섞여있는가에 따라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라고도.. 그에 따라서 또 이름이 다르다고 멕시코 친구가 말해준 것 같은데(복잡해서 휘발됨)
내가 자꾸 차이점을 질문했던 이유는 가게에서 이 모든 걸 한꺼번에 팔고 있는데, 모두 똑같은 재료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떡볶이, 순대, 호떡 등 길거리 음식도 각기 다른 재료가 필요하지 않은가? 가게에서는 여러 가지 고기 종류와 또르띠야 반죽을 쭉 늘어놓고 있었는데, 단지 그릴 위에서 갖가지 다른 음식으로 태어나는게 신기했다.
Tostada(또스따다)
또르따, 또스따, 또스따다, 또르띠야... 이름도 정말 헷갈린다. 또스따다(Tostada)는 튀긴 또르띠야 위에 다양한 재료들을 얹어서 먹는 음식이다. 뭘 올리느냐에 따라 이름이 정해지므로, 종류가 정말정말 많다. 튀긴 또르띠야는 바삭해서 베어 물면 깨진다.
Memela(메멜라)
피자처럼 생긴 메멜라. 복수형으로 메멜라스라고 불린다. 께사디야랑 비슷한 스타일인데, 좀 더 단순하다. 이 역시 또르띠야 위에 다양한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Nachos(나쵸)
멕시코에서 안주로 나쵸를 시킬 때마다 생각한건데, 진.짜.맛.있.다(!) 한국에 있을 땐 건빵보다 조금 나은 과자 안주 정도로 생각했는데..이곳에선 하나의 완전한 요리였다. 왜 [ 멕시코=나쵸 ] 인지 진정으로 이해한 순간들..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찍은 나쵸 사진이 이것 밖에 없지만, 초기에 Puebla에서 나쵸의 감동을 체험한 후에는 쭉 신봉자가 되었다.
Cemitas(쎄미따스)
자이언트 사이즈의 샌드위치(?)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이 오히려 체감보다 작게 나온 것 같다. 사이즈가 엄청나서 여자들이 하나 사서 반씩 나눠 먹으면 딱 좋은 수준. 심지어 가격도 정말 싸다. 보통 쎄미따스 하나에 2~3000원(35~50 pesos) 정도(!) 두 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이 가격에 살 수 있다니! (그래도 난 대식가니까 1개)
치즈를 이렇게나 산더미처럼 준다. 특히 Puebla 지역에 쎄미따스 가게들이 모여 있는 큰 상가가 있다. 그곳에 가면 엄청나게 큰 대야에 잔뜩 찢어 놓은 치즈들을 실컷 구경할 수 있다.
너무 커서 난 계속 흘리면서 먹었는데, 멕시코 친구들은 희한하게 깔끔하게 잘 먹었다.
Torta(또르따)
이것도 역시 위와 비슷한 자이언트 샌드위치2
내가 고른 건 Torta Cubana였다. 속을 열어보면 이렇게 아주 알차다.
Pozole(뽀솔레)
옥수수를 베이스로 한 수프. 멕시코 대표 음식 중 하나. 동네 축제에 갔을 때 처음으로 맛봤다. 수프에 왕옥수수, 양파, 고기 등이 들어 있는데 뭔가 얼큰한 국같은 느낌(?) 나쁘지 않았다.
Mole(몰레)
멕시코 전통 음식 중 빠질 수 없는 몰레. Puebla와 Oaxaca지역에만 있는 전통 음식이라 한다.
음식을 가리지 않는 나에게, 멕시코 음식 중 유일하게 나에게 안 맞았던 음식이다. 뭔가 초콜렛에 고추장에 온갖 것을 다 섞어 놓은 맛이랄까..?(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에요!) 사실 몰레도 엄청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맛을 단정하기는 힘들다.
재밌는 건 뿌에블라(Puebla)에 있을 때는 사람들이 여기 몰레가 제일 맛있다며 원조임을 강조했는데, 나중에 와하까(Oaxaca)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얘기를 해 주니 절대 아니라며 와하까 몰레가 최고라고 했다. 이런 자존심 싸움은 어딜 가나 있구나! 안타깝게도, 몰레가 입맛에 맞았더라면 시험해 볼 수 있었을 텐데 몇 번 맛본 이후론 절대 안 먹었기 때문에 무효(..)
Tamal(따말)
복수형인 Tamales(따말레스)라고도 불린다. 우리의 연잎밥처럼, 옥수수 껍질 안에 고기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쪄 내는 음식. 홈스테이 가족 멤버의 생일날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서 온 가족이 나눠 먹었다. 그 중에서 내가 계속 '몰레'맛을 남기자, 가족들이 내가 그걸 싫어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해리포터 젤리에서 이상한 맛 중 하나에 걸린 느낌.. :(
뿐만 아니라 길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에 담아서 많이 팔았다. 트럭에 틀어놓은 확성기 소리처럼, 따말 장수 아저씨들이 '따말레스! 따말레스!'하고 우렁차게 외치며 돌아다녔다. 추운 밤 야외공연을 볼 때 친구 언니가 사 준 따말은 최고의 간식이었다.
Nieve(니에베)
아이스크림을 '눈(snow)'라는 뜻의 Nieve라 부른다. 맛도 이름도 예쁘다.
Paletas de hielo
Paletas de guayaba(과야바)
Cancún지역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 키위, 딸기 같은 아는 맛을 고를려고 하는 순간 브라질 친구가 멕시코 중에서도 열대지방에만 있다는 '과야바'맛으로 추천해줬는데 신선했다. 자기도 멕시코 와서 처음 먹어봤다며 이곳에 왔으니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라고 했다. 첫 과야바였다..
멕시코 음식은 '또르띠야'와 '고기'가 9할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비슷한 것 같지만, 또 반대로 어떻게 그들의 조합만으로 이렇게 다양한 요리가 탄생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살찌기 딱 좋은 음식들) 또르띠야는 어떤 음식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정말 무궁무진하게 변신한다.
사실 멕시코는 세계에서 음식이 맛있는 나라를 꼽을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나라다. 감히 중남미에서 식도락 여행으로는 가장 좋은 나라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 맞다는 말이 많다. 채식주의자를 제외한다면, 멕시코는 누구에게나 음식의 천국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