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쾌한 마리아치와 함께 한 파티

"¡Otra!¡Otra!(한번 더! 한번 더!)"

by 세라

FIESTA


멕시코에는 크고 작은 파티가 정말 많다. 파티는 그들의 일상이고, 일상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이모, 삼촌, 사촌, 그리고 각자의 여자 친구, 남자 친구, 이웃이 다 함께 모이곤 했다. 가족들 간의 유대관계가 우리보다 훨씬 더 끈끈해 보였다.


어느 토요일, 홈스테이를 했던 가족들이 매주 간다는 파티에 함께 가게 되었다. 그들의 일상적인 파티는 가족 단위로 모여서 춤을 추거나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맛있는 것을 나누어 먹는 것이었다. 파티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모든 것이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가족과 함께 한 작은 파티
Mole(몰레)/ 멕시코 전통 음식
멕시코의 흔한 맥주, Corona(꼬로나)
밤 껍질처럼 생긴 이것도 알고 보니 고기


멕시코 사람들은 정말 고기를 사랑하는 것 같다. 아침, 점심, 저녁을 불문하고 모든 음식에는 고기가 있었다. 나는 평소 지인들에게 대식가로 인정받는 바(?) 이곳은 나에게 천국이었다. 온갖 고기에 타코, 케익, 맥주 등등.. 그들의 몸매 유지 비결은 파티였던 것인가?


파티에서 노래하는 마리아치들

처음에 적응이 안됐던 것 중 하나는 의외로 음악이었다. 멕시코 어딜 가나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은, 내 상식으로는 소리가 지나치게 컸다. 모든 오디오가 심하게 피크치는 수준이었다. 어린아이들이 경기를 안 일으키는 게 신기할 정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게 일상인 것 같았다. (멕시코 사람들에게 조용한 음악을 좋아하냐고 물어봤을 때, '안 좋아한다'라고 부정적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파티에서는 마리아치들이 신나는 연주와 노래를 거듭했고,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했다.


El Mariachi loco quiere bailar


마리아치들이 불렀던 노래 중에 'El Mariachi loco quiere bailar'라는 가사의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이상하게 듣는 순간 머릿속에서 동시번역이 이뤄지면서 멜로디가 계속 맴돌았다. 직역하면, '미친 마리아치가 춤을 추고 싶어 하네~'? (나중에 멕시코 전역을 여행하는 내내 반갑게도 이 노래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내가 미처 몰랐던 것. 이런 작은 규모의 파티에 나 같은 동양인이 온 것은 다름 아닌 이슈(!)였다. 마리아치들이 자꾸 마이크에 대고 한국에서 내가 왔다며 소개를 했다. 멕시코에 처음 왔을 때부터 지나갈 때마다 대놓고 쳐다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 시선들이 부담스러웠지만, 이런 시골 마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계속 튀었다.


그리고 주목받은 덕분에 주변에서 사람들이 자꾸 "마리아치랑 사진 찍어줄까?"라고 해서 앞에 나가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사람들에게는 사진 찍는 내 모습도 흥미로운경거리였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


¡Otra!¡Otra!(한번 더! 한번 더!)


마리아치들은 꼭 터키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처럼 장난기 가득한 익살꾼이었다. 앞으로 나가서 셀카봉으로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계속 "한번 더"를 외쳐서 다시 찍었다. (이때 군중들도 계속 같이 호응을..) 그리고 3장을 더 찍은 후에야 나는 이들이 장난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난꾸러기 마리아치들

공연하는 중에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계속 의식하던 모습이 좀 귀여웠다. 그들은 내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우리는 꼬레아의 스타가 될 거"라고 소리쳤다. 그냥 조용히 공연 사진을 찍으려던 나의 시도는 계속 실패(..)


적극적으로 포즈를 잡아주는 유쾌한 마리아치들. 쿵쾅쿵쾅, 질서 없어 보이던 음악이 파티가 끝날 무렵엔 나에게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마리아치와 함께 해 더욱 즐거운 하루!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