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리터러시의 이해
혹시, 미디어 리터러시란 말 들어보셨나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란, 미디어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정보와 콘텐츠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면, 텔레비전을 보거나 인터넷을 사용할 때 우리가 보는 것들이 진짜인지, 올바른 정보인지 알고 판단하는 능력과 이를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미디어 리터러시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능력이에요.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 정보들은 항상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정보를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죠. 구체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소셜 미디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소식을 구별하며, 뉴스와 기사를 읽고 평가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방법을 알아갑니다.
둘째, 미디어의 목적과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고, 드라마, 뉴스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는 각자의 목적과 의도가 있어요. 우리는 그것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자 하는지 알고, 우리의 선택이나 판단에 어떤 영향을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광고, 드라마, 영화 등에서 전달되는 메시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알고,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답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는 미디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도 포함합니다. 우리는 1인 미디어의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미디어를 통해 스토리를 만들고 공유하며, 콘텐츠를 생각하고 창작하는 것이 가능해졌죠. 특히 청소년기는 창의적인 활동을 즐기는 시기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해 청소년들은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활용해 자신을 표현하고 사고력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온라인 공간에서 동영상을 기획, 제작하거나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창조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미디어 리터러시는 우리가 미디어의 영향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응 방법을 창의적으로 찾아가도록 해줍니다. 어릴 때부터 미디어의 편향 가능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따라 미디어를 사용하고 소비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청소년기에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길러야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미디어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에 미디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OTT 리터러시
다양한 미디어 종류 중에서도 최근 몇 년 새 청소년의 이용률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단연 OTT 서비스입니다. 청소년들이 직접 OTT 서비스를 시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작품 내용 중 일부 장면을 포함한 짧은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여성가족부의 발표에 의하면, 일주일에 5일 이상 OTT를 이용한다는 청소년 응답이 2018년에는 10명 중 한, 두 명에 그쳤지만 3년이 지난 2021년에는 10명 중 7명으로 약 4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개인이나 가정에서 구독료를 내고 보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유튜브와 같이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리뷰, 패러디, 클립과 같은 형식의 이른바 2차 콘텐츠를 청소년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시청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이제 미디어 리터러시 중에서도 OTT 리터러시 즉, OTT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는 능력이 청소년에게도 꼭 필요해졌습니다. 청소년이 익혀야 할 OTT 리터러시는 사용자가 OTT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이해력과 해석력을 가지는 능력을 말합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의 레벨이 최고점에 도달해 상황마다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는 경지를 일명 ‘만렙’이라고 하죠? OTT 리터러시를 갖추어 OTT 이용에서 ‘만렙’이 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살펴볼까요? 우선 매일 쏟아지는 영상물의 홍수 속에서도 자신의 상황에 맞고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잘 고를 수 있습니다. 작품을 보는 눈이 날카로워 남들은 놓치기 쉬운 주제나 제작자의 의도, 이야기 구조와 시청각적 요소까지 그 특징을 찾아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OTT 리터러시를 기른 사람은 다른 이들과 콘텐츠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데에 스스럼이 없고, 평소 자신의 콘텐츠 선호도와 관심사를 탐구할 수 있으니 결국 자기만의 관점과 세계관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분야에서 OTT 리터러시는 중요도가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OTT 서비스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즐거움을 넘어 다른 문화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기회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테니까요. 해외에서 ‘K-콘텐츠’를 본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거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본 후 관심 분야가 바뀌고 인생의 가치관이 달라질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니 OTT 리터러시는 이용자들이 미디어 환경에서 자신의 권리와 선택을 효과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능력인 셈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OTT 서비스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어요.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에 청소년들 역시 마음만 먹으면 기호에 맞는 영상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OTT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를 이용하기 전에 그 안에 담긴 진실성과 신뢰성을 먼저 평가할 줄 알아야 합니다. 콘텐츠 내용 안에 담긴 허위 정보나 편향적인 관점,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표현 등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죠.
더불어 OTT 서비스는 온라인 공간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디지털 시민성과 온라인 안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청소년들은 온라인에서 적절한 행동과 소통 방식을 알고,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위협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듯 OTT 리터러시는 질문하고 비판하는 힘은 물론이고, 디지털 시민성과 온라인 안전성을 스스로 키우는 능력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도 OTT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면 여러 문제점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아예 OTT 사용을 차단하거나 제한해서 문제의 소지를 만들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기술 환경과 콘텐츠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분의 자녀나 학생만 그 세계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방어벽을 두껍게 세우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대안이지 않을까요?
양날의 검처럼 OTT 서비스는 잘만 활용하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문화적 이해를 넓히고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돕는 좋은 교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OTT 서비스는 세계 각국에서 제작된 여러 형식의 콘텐츠를 보여주는데요. 청소년들은 콘텐츠를 통해 다른 문화와 관점을 나의 손바닥 안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죠. 여러분이 생각한 것보다 OTT 서비스는 청소년에게 더 도움이 되는 미디어일지 모릅니다. 문화 간 이해, 차별과 편견에 대한 인식, 인종, 성별, 성적 지향성 등의 다양성을 인지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요.
그러니 다른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OTT 역시 청소년을 해치는 무기가 아니라 이용자가 보다 넓은 세상을 다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새 제품을 갖게 됐을 때 사용 설명서를 꼼꼼히 읽는다거나 미리 써 본 사람들의 조언을 들으면 그 물건에 더 빨리 적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청소년에게 OTT 리터러시는 빨리 익히면 익힐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OTT 리터러시를 일찍 시작한 청소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OTT 곁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본 내용은 <<OTT 보는 청소년, 괜찮을까요?>>(김주미, 글이출판)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