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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 공부

장사

장사하는 사람의 마음과 물건 사는 사람의 태도

by 길윤웅

“중국산이지?”

“안 팔아요.”


점포 앞을 떠나면서 혼잣말로 한마디 더 한다.


“그렇게 해서 장사를 어떻게 하나......."


지하철 환승구간 통로 이동식 매장에서 와이셔츠를 파는 상점 주인과 할머니 한 분이 가격 실랑이를 하다가, 할머니가 ‘중국산 아니냐’라고 하며 주인 마음을 건드린다. 국산이라고 비싸게 파는 것 같은데 중국산 같은데 싸게 팔라고 하니 주인이 안 판다고 가시라며 화를 낸다.


손님은 물건을 사고 싶은데 돈이 부족해서 깎아달라고 하지만 으레 그렇게 해야 물건을 잘 샀다고 생각한다.


장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살만한 물건을 갖추고 지갑을 열도록 끌어당기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안 판다고 내 몰 것이 아니라. 원하는 가격에 주고 어떤 연유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했는지를 물어보고, 개선을 해보려는 마음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 일까.


손님이 원하는 가격대와 주인의 판매 가격대가 일치하는 지점은 어떻게 찾을까.

장사 하루 이틀 해보나,라는 말을 하는데 그럼 얼마를 해야 경지에 오르는 건가.

아줌마니까 싸게 드리는 거다, 그럼 다른 분들에게는 비싸게 파는가.

'이거 원가에 주는 거'라며 밑지고 판다고는 하는데 정말 밑지고 파는지.


보이는 물건의 가격과 보지 않는 물건의 가격이 있다. 보이지 않는 가격은 사람의 인건비와 유통비용 등이다. 보이지 않는 가격을 어떻게 손님이 보이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 경제가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옛날도 어려웠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


제작 가격을 물어 온 후 연락이 없다.


"왜?"

"변화된 환경 속에서 효과적인 세일즈는 과거에 그랬듯이 번드르르하게 말하고, 지나치게 칭찬하고, 고객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과는 다르다. 다비쉬는 자신이 가장 많이 추구하는 것은 끈기라고 한다. 그리고 단어 구름에서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표현인 '공감 empathy'을 중요시한다."

-88페이지, '파는 것이 인간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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