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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Aug 28. 2017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라

전자제품 판매 회사 직원의 고객 대응 능력

태블릿 겸용 노트북을 알아보고 싶다는 지인과 함께 전자매장을 방문했다. 담당 직원이 해당 코너에 없어서 상담을 해 줄 분이 없냐고 다른 직원에게 이야기를 했다. 지인이 직원에게 제품의 구체적 사양과 화면 사이즈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나 직원은 그에 대해 바로 답을 하지 못한다. 자리를 떠나서는 사양 내용이 적힌 사인물을 가져다 보여준다. 


그것을 보면서 설명을 해주지도 않고 동생과 제품을 살펴보는 동안에는 자리를 비우고 다른 일을 본다. 다시 돌아와서는 옆에 서 있기만 하고는 제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지 않는다. 고객응대가 바뀌어서 그런 건가?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해주기로. 그렇다고 해도 묻는 말에도 제대로 답을 못한다. 


그 많은 제품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쳐도 제품을 팔고자 하는 의지라든가, 고객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에 대한 점수를 준다면 다음에 다시 방문하고는 싶지 않다는 것으로 대신한다. 두 모델을 다고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물었다. 두 가지를 놓고 갈등을 했다. 브랜드를 택할 것인지 기능을 택할 것인지. AS를 선택하라고 한다. 


오늘 모처럼 전자매장을 방문하면서 업무스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봤다. 사람들로 하여금 신뢰감을 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말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많은 가이드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 인사를 하는 마이크 목소리를 들으면 계속 들어보고 싶음 이야기인지 아닌지 어느 정도 판단을 할 수 있다. 단순히 알고 있는 것들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게 사실적인 내용을 소개해주는 사람이 있다. 계속 집중하게 하고 기본적인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것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질문을 많이 받는 가이드가 괜찮은 가이드다. 아무런 질문도 받지 않는 가이드는 별로다. 


제품에 대해서 알고 설명을 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신뢰가 더 간다. 자기가 파는 제품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면 고객의 지갑을 열지 못한다. 지인은 오늘 어지간하면 제품을 그곳에서 살 마음을 갖고 갔었지만 그가 궁금해하는 것들에 대해서 답을 얻지 못했다. 그렇게 무리한 답을 원하는 게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지식을 능가할 수 있는 열정이 보이지 않았다. 


세계적인 전략 구루로 인정받고 있는 게리 해멀(Gary Hamel)은 성공적인 전략화, 조직의 창조성을 갖추는 데 있어 필요한 네 가지 조건 중 하나로 열정을 꼽았다. 새로운 인재와 새로운 시각, 그리고 전략적인 대화가 나머지 세 개다. 늘 같은 사람이 모여서 같은 이야기를 해보면 어떤가? 새로운 시각이 나올 수 있겠는가. 


학습하는 조직과 공부하는 팀원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조건이다. 나갈 때 나가더라도 지금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도 다르지 않다. 지금 잘하면 다른 곳에서도 더 잘할 수 있다.





Photo by Daria Shevtsov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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