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도 기획이 필요하다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과 영화

by 길윤웅

지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까?


지난 해, 월간 퇴사 창간호가 나왔다. 이 잡지는 퇴사한 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좀 더 퇴사를 잘하는 기술과 퇴사 이후의 삶을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앞으로 몇 호까지 나올 지 기대된다. 사실 퇴사를 주제로 한 잡지이지만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싶다. 힘겹게 들어간 직장, 힘겨운 삶에 지쳐 결국 내려오지 않고서는 해결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마지막으로 사표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화 <잠깐만 회사좀 관두고 올게>
전자책 '월간퇴사' 커버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좋아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쉽게 퇴사를 결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하루하루가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든다고 느낀다면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그런 삶은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다. 회사에 들어가면 그래도 1년은 최소 버티라고 사람들은 말을 한다. 남 속도 모르고. 이유라는 것은 어디 다른 곳이라도 더 옮기려면 1년에서 2년은 견뎌줘야 한다. 인사담당자의 시선에서 봤을 때 몇 달 이내 관두는 것은 회사 문제라기보다는 조직 적응 능력이 부족한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을 한다.


"무슨 문제라도?"

"왜 그만두셨나요?"


사람 사는 게 우선 아닌가. 사실 퇴사를 고민하면서 직장 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주위에 떠들지 않아도 동료들은 눈치가 빠르다. 내 일보다 남의 일에 더 관심이 많다. 일에 마음이 있는지 사무실 밖 일에마음이 있는지 말이다. 사무실 밖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는 삶이 필요하다면 빨리 결정하는 게 좋다.


퇴사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조언을 퇴사 유경험자로부터 얻는 것도 좋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강상중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도 권해 줄 만하다. 직장 생활을 통해서 우리는 사람 공부를 한다. 그러나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강상중은 읽고 쓰는 과정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삶을 살라고 권한다. 일본의 한 유력 신문사의 기자로 활약하기도 했던 이나가키 에이코는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책을 통해 퇴사 결정의 이유를 풀어냈다. 그녀는 직장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던 삶에서 벗어나 적게 쓰면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느끼며 퇴사 후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가 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가 그 영화다.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한 사람을 만나면서 퇴사를 결심하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야기이다. 매일매일 질타를 받으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삶을 살고 싶지만 현실을 쉽게 던져버릴 수 없던 주인공 앞에 나타난 괴짜 친구는 그를 웃게 만들고 생각할 마음을 찾아 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이 많이 있지만 인생이 대표적이다. 어떤 삶을 사는 가에 달렸다. 오늘 하루의 삶은 행복했는가? 그 행복의 시작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직장은 행복한 생활의 시작이 되어주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좀 쉬어가도 괜찮다.


최근 EBS1 다큐 시선에서는 '퇴사하고 오겠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대기업에 입사를 했다가 꼰대 부장을 보며 퇴사를 결심한 청년들의 모습을 담았다. 건강 등을 이유로 세 번의 퇴사를 경험한 한 청년은 월간 퇴사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같은 고민과 아픔을 갖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독립 출판물로 만들었다. 지금, 그녀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퇴사 후의 자유로운 생활을 통해 찾은 행복을 통해 직장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볼 수 있게 한다.








EBS1채널 다큐 시선을 통해 소개된 프로그램 <퇴사하고 오겠습니다> 중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