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9'하는 아이디어 '10'

계층별로 세분화한 브랜드를 선보이는 정용진의 브랜드 전략

by 길윤웅

우리나라 경제는 재벌그룹의 경영 영향을 받는다. 그러한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관련 금융기관이 대책회의도 하고 구조개선을 위한 법안도 마련해보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전쟁 후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특혜를 받고 성장한 재벌그룹은 여전히 상위그룹에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이후 경제 부침에 따라서 몇몇 그룹은 해체가 되기도 했지만 국민경제는 여전히 이들 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채용 시장 역시 이들 기업의 실적과 경영전략에 좌우되고 있는 현실이다. 새로운 정부가 중소기업을 키우겠다고 별도의 부처도 마련했지만 어떤 실적을 낼 수 있을지 기대도 크지만 우려를 지울 수는 없다. 기술 공유와 이전을 통한 상생을 외치지만 알짜배기가 되는 사업 아이템을 나눠먹고 싶을까?


이러한 가운데 재벌그룹들은 3세 경영시대를 열고 있다. 어떤 재벌 3세들은 나름대로 경영수업을 받고 자리에 오르고 있지만 어떤 이들은 '갑질 사고'를 내고 뉴스메이커가 되었다. 사고 후 언론의 조명에서 벗어나는 시점에서 재벌 3세는 다시 제자리로 복귀를 한다.


이들 재벌 3세 가운데 눈에 띄는 재벌 3세가 있다. 신세계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다. 그는 다른 재벌 3세들과 달리 유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해 한국능률협회가 주는 경영자상을 받기도 했다.


이마트를 발판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으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가 내놓은 브랜드는 이슈가 되고 있다. 경영전략에서도 근무시간제도를 변경하는 등 현재의 흐름과 미래 경영 전략에 도움이 될만한 가치들을 이끌어내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노브랜드 전략을 비롯 스타필드, 일렉트로 마트와 피코크 등 다양한 전문 브랜드를 통한 계층별 시장 공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스마트카트 일라이(eli)를 소개하며 새로운 쇼핑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경영 노하우를 필요에 따라서 해체와 조립 과정을 통해 브랜드 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역량에 집중하면서도 미래 시장을 늘 염두에 둔다. 사람들이 어디에서 반응을 하는지 알고 있다. 애플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SNS 활용도 적극적이다. 경영자로서 외부에 보여주기 식 단순 겉포장용인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 그는 인문학 분야에도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손대는 일은 주가를 올리고 매출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그러한 현상을 두고 '정용진 매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슷한 또래의 누구는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현실에 비추어본다면 상대적으로 호의적인 표현이다.

Screenshot_20180406-224017.png
이마트가 도입을 예고하고 있는 인공지능 스마트카트, 일라이(eli) 홍보영상.

어디에서 그는 아이디어를 구하는 걸까. 그의 브랜드 전략에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까. 동네 시장까지 잠식해 들어가면서 지역자본과 갈등도 겪지만 그의 전략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스타벅스 코리아의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정용진 부회장의 마케팅 감각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언론을 통한 그에 대한 보도와 서비스 론칭 등을 통해서 정용진 부회장의 전략은 그의 관찰과 경험에서 나온다고 본다. 아래 10가지로 꼽은 것은 지극히 사적인 의견이다.


1. 우선, 잘할 수 있는 것만 한다.

2. 남들이 망설일 때 먼저 시도한다.

3. 고객 동선이나 제품 접촉 등 직접 먼저 써보고 경험을 한다.

4.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시장의 흐름을 읽는다.

5.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핀다.

6. 경영은 돈이 아니라 그에게는 놀이다.

7.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보다는 다각적인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

8. 회의실에서 말고 사람들 속에서 답을 찾는다.

9. 억지로 끌고 가려고 애쓰지 않는다.

10. 실패에 미련 갖지 않는다.


모든 것들이 갖춰진 상태에서 성공 안 하는 사람이 더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조건이 다 갖쳐줬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에 대해 고객들의 반응과 일치하는 타이밍이 있다. 새로운 브랜드와 미디어 환경 앞에서도 올드 미디어와 브랜드라도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다. 리딩 컴퍼니는 리딩 아이디어에 있다. 리딩 아이디어는 결국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올 초 그는 신년사를 통해서 디즈니와 나이키와 같은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들면서,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개발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브랜드 다각화를 시도하면서 각각의 브랜드에 활력을 넣어주는 것은 스토리라는 것을 그는 강조하고 있다.


퇴사를 고민하고 은퇴 후 국민연금으로 살 수 있을지 걱정하기보다는 직장인으로서 지금의 일을 즐기면서 할 수는 길을 찾아볼 일이다.

이마트 PEACOCK
신세계그룹 공식블로그에 소개된 신세계그룹의 비전 2023


소상공인들과 협력과 상생과 같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이마트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대우와 같은 말이 단지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좀 더 파고들어갈 수 있다면 그의 비즈니스 감각에 대해서 사람들은 좀 더 호의적인 반응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잡으면 돈을 벌지만 사람의 마음을 져 버리면 인심은 떠난다.




*이 글의 제목, '브랜드를 9하는 아이디어 10'은 카피라이터 정철의 <머리를 9하라>에서 얻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간 스팸 말고, 열린 마디가 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