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별 횡단보도 앞 대형 파라솔 설치 붐
공무원이라고 하면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고 먼저 생각을 하지 뭔가 소신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문제가 될 만한 일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평생 보장되는 직장을 갖는 게 쉬운 일인가. 공무원 되는 게 하늘에 별따기가 된 게 아닌가.
삐딱하게 보면 또 그런 시각에서 벗어나는 게 어렵지만 나름대로 자신의 자리에서 주민들을 위해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공무원들이 애를 쓰고 있기에 우리 사회가 또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는 지금 도시에서 만나는 쉼터가 반갑다. 사람들이 큰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2분~3분 정도 대기한다. 편의점 앞이나 해수욕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파라솔이 횡단보도 앞에 설치되고 있다.
처음, 이 생각을 한 공무원은 누구일까?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걸까?
언젠가 동작구청에서 겨울에 찬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쉼터를 정류장 옆에 만들어 놓은 것을 봤었다. 사람을 생각하는 일이라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참 고마운 일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작년에 몇 군데서 이런 시설물이 설치된 것을 봤는데 올여름 각 구청에서 지속적으로 설치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설치물의 이름이 구청별로 있다는 것. 서초구청은 '서리풀 원두막'으로 차양막을 설치하고 구민들을 위해 쉼터를 만들었다는 안내 깃발까지 달았다.
종로구청에서 설치한 차양막은 '그늘 나누리.'
서초구청장이 처음 이 아이디어를 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구민을 위해 제대로 표 나는 일이 또 뭐가 있을까 한 번 더 생각해본다. 고객 만족과 참여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데 실제 들여다보면 혜택이 별로 없는 속 빈 강정일 때가 많다.
이 여름, 각 구청별로 다양하게 불리는 이 대형 파라솔 보면서 공무원의 기획력을 한 번 생각해봤다.
지방에서도 파라솔 쉼터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데 노란색을 채택한 곳도 있다고 한다. 아직 다 같은 곳 제품인지 사양이 비슷하다. 구청별 컬러가 다르거나 형태가 좀 더 다양한 모습으로 기획, 제공한다면 어떨까. 횡단보도 앞 쉼터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새로운 기획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