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집 <포옹>의 '넘어짐에 대하여' 중
마음이 답답할 때 혹은 자유로운 기분이 필요할 때 시 한 줄은 힘이 된다. 시인의 손을 떠난 시 한 줄은 시를 읽는 이에게 전해지는 따뜻한 밥 한 숟가락이다. 책장에 먼지를 먹고 있던 시인들의 시집 몇 권을 다시 펼쳤다. 격정적인 문장도 좋고 해지는 인생을 돌아보며 차분히 쓴 문장도 좋다. 그리운 이를 향한 뜨거운 마음은 또 어떤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시인들의 풀냄새 풀풀 풍기는 시도 좋다.
시인들의 시집 속에서 눈에 들어오는 문장, 시인은 우리에게 일어설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노래한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버티는 것보다는 때로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더 필요할 때가 있다.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고 일어서야 할 때 일어설 수 있는 삶의 태도는 어떤가.
아직도 넘어질 일과
일어설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일으켜 세우기 위해 나를 넘어뜨리고
넘어뜨리기 위해 다시 일으켜 세운다 할지라도
정호승 시집 <포옹>의 '넘어짐에 대하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