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인생과 영화 에세이, <철학이라 할 만한 것>
영화감독 오시이 마모루는 인생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책, <철학이라 할 만한 것>에서 행복이 무엇인가 질문하고는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글을 담았다. 그는 우리에게 살아가면서 뭐가 중요한지 알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뭘 선택하든 상관이 없다고 한다. 왜? 그건 각자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뭘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우선순위를 정한다는 것은 한 가지를 버린다는 것이라고 하는 그는 그 뜻을 이렇게 정의한다.
"우선순위를 생각한다는 것은 죽음의 순간까지 상정해서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목표하는 바를 향해 나아가는 삶을 위해서 노력도 필요하고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하는 오시이 마모루의 말은 거침이 없다. 영화감독으로서 인간 삶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겨놓는 일을 하는 그는 자신의 생각을 소신을 갖고 발언한다. 이 눈치 저 눈치 보고 말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무엇이 되든 리스트를 갖고 사는 인생과 그렇지 않은 인생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인상적인 대목은 어른으로서 상황에 맞는 얼굴을 갖고 살라는 부분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똑같은 얼굴을 하고 사는 게 맞지 않나 싶은데 그런 게 아니다.
"사람은 단 하나의 인생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인간이 단 하나의 얼굴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의 몇 개의 얼굴을 적절히 구분해서 쓰고 있으며, 그것이 가능할 때 인생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본문 61쪽 중
다양한 얼굴을 갖고 살라고 주문을 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또 사회에서 갖는 얼굴이 각각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자기 자리는 결국 자기가 만들어야 할 일이다.
"좀 더 포지션에 연연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기 찾기'처럼 의미 없는 일은 그만두고, 자신이 있을 곳 찾기를 우선해야 한다."
오시이 마모루는 이 책을 통해 영화를 만들면서 겪는 다양한 삶의 에피소드들을 가볍게 풀어냈다. 던지는 주제는 그러나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그냥 무시하거나 넘겨버리는 일들이 대분이다.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 역시 인상적이다. 내게 주어진 어떠한 일들이 맞지 않는 것이라도 그냥 무너지거나 물러서기보다는 좀 더 치고 올라가는 노력을 하라고 말을 하니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 감독이 바라본 일본 사회, 영화계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데 일본인들이 보는 한국 감독의 책은 어떤 게 있을지 궁금하다. 박찬욱 감독? 다른 감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