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윤웅 Nov 18. 2015

대기선

차량번호표시 부착

좌석버스는 줄을 서지 않고 타면 나중 온 사람이 먼저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먼저 와서 있었지만 늦게 타면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간다. 본인이 앉아가고 싶지 않아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내 뒤로 줄을 서라고 할 수도 없고, 버스가 도착한 후 내가 먼저 왔으니 나중에 타시오라고 당당히 말하기도 어렵다.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은행에서 돈을 창구에서 찾을 때가 있었다. 은행 창구직원 앞으로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대충 내가 누구 뒤에 있는지 앞에 누구였는지를 생각하고 있다가 그 사람이 일을 마치면  그다음 사람 부를 때 자리에 앉아 일을 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충 새치기도 되고 급한 사람이 먼저 하라고 하기도 했다. 빨리 송금해야 하는데 마감 시간 다 된 경우에는 그 사람이 먼저였다. 


그렇게 양보하고 먼저 하라고 하면 정작 언제 일을 처리하고 가나. 그리고 나온 것이 대기번호표다. 창구에서 번호를 부르면 앞에 나가서 일을 봤다. 그리고 이제는 번호 표시등이 있어서 그것 전후로 먼저 순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버스 승차장에서도 간간이 좌석버스나 시외버스의 경우에는 이런 식의 번호표시를 만난다. 정작 있어야 할 곳이 몇 군데 있다고 생각을 했다. 전 정류장에 다 설치된 것은 아니다. 버스 회사에서 설치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해당 지차제 관할 구역에서 민원에 의해 작업, 설치를 하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다행이다. 이런 설치로 인하여 불편한 기분을 다소나마 해소할 것이라 본다. 다만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일은 이제 쉽지 않겠다. 

인천-서울간 버스 M6118번 승강장에 설치된 승차대기장


어느 게 나은 걸까. 시끄러워도  사람들끼리 알아서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나은지, 이런 표시를 보고 신호체계에 의하여 움직이는 인간이 되는 것이 나은지. 우리는 그러고 보면 신호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디자인의 재구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