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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Aug 09. 2022

'인생 질문' 다섯 가지

질문이 기회를 만든다

대화는 질문이다.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 상대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혼자 사는 일은 그 자체로 외롭다.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것은 불행이다. 어르신들 치매가 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은 없지만, 대화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 떨어진 길이만큼 대화가 없다면 치매는 대화가 있는 집보다 더 먼저 찾아오지 않을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오늘 뭐 먹었는지, 오늘 뭘 하며 지내는지 생각하게 하고 답변을 하도록 이끌어내는 질문부터 인생 질문까지 부담되지 않도록 하나 둘 던져볼 일이다.


세상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알아갈수록 우리 삶은 풍요로워진다. 어쩌면 이것이 인생을 길게 사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사회과학자들은 호기심이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준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은 뭐든 더 많이 배우고 그 경험들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또한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 타인에게 더 매력적으로 비친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법이다. 호기심은 특히 오늘날 점점 더 부족해지는 정서인 감정이입과 공감이 가능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61쪽, <하버드 마지막 강의> 중에서


우연히 영상을 봤다. 졸업식 축사 영상이다. 대학 졸업식 축사는 스티브 잡스 만한 것이 있었을까 싶다. 다른 대학 졸업식 축사 영상이 많지만, 내가 새로 접한 영상이 하버드 대학 졸업식 축사 영상이다. 제임스 라이언 하버드 교육대학원 학장이 2016년 이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질문을 주제로 말했다. 이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 <하버드 마지막 강의>다.


<하버드 마지막 강의>는 제임스 라이언이 질문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동기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게 해주는 작은 책이다. 다섯 가지로 압축한 질문의 중요성을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밝히면서까지 삶에서 건진 경험과 잘 연결 지었다. 평소 내가 생각했던 질문도 하나 들어 있어서 반가웠다. 일이 안 풀리거나 다툼이 생겼을 때 화를 잠재우기 위해 던지는 질문이었다.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나아질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의 다섯 번째 질문은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이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지금 무엇을 더 먼저 해야 하는가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놓고 시비를 가리는 게 아니라 어떻게 다시 채울 수 있는지를 찾는 방법이다. 안되는 집은 비난하지만, 잘되는 집은 질문을 한다.


그의 첫 번째 질문은, "잠깐만요, 뭐라고요?"이다. 


두 번째는 "나는 궁금한데요?"이다. 


세 번째는 "우리가 적어도... 할 수 있지 않을까?이다. 


네 번째는 상대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도울까요?"이다. 


이 책에서는 보너스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를 제시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그간 쌓은 경험으로 넘겨짚으면 대충 맞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자만에 빠져서 스스로 판단하고 모든 것을 결정한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전에 차단한다. 질문은 이 장벽을 없애는 길이다. 대인관계를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질문하는 것이다.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질문은 관계를 향상할 수 있다.


해보지도 않고 단념하는 마음이 더 앞설 때 질문을 던지자, "적어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SNS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시대 속에서 진짜 지혜는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질문 속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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