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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Jan 17. 2024

질문의 방향

질문이 기회를 만든다

우리는 아니라고 해도 프레임 속에 들어가 있다. 프레임 밖으로 나를 끌고 나오도록 애써야 한다. 이전보다 더 힘이 들어가야 한다. 휴대용 미디어들이 침실과 잠자리까지 파고 들어온 지 오래다. 아무리 디지털중독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집중력 손실을 말해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그건 나의 일이 아니라 그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 공공기관에서 매년 해 오던 외부인사 채용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으로 모집공고를 냈다. 10년 정도가 된 방식이었다. 그들 나름대로 질문을 던졌다. 이대로 옳은 것인가. 이 방향이 맞는 걸까. 질문하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 모든 프레임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어떤 프레임에 갇혀 있는지 돌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TV는 바봉사자라고 불렸다. 지금도 바보상자인가. 왜 바보상자라고 불렀나. 


TV를 통해 보이는 드라마 속 배경, 뉴스보도와 광고는 알게 모르게 우리 삶과 정신을 지배한다. 어떤 것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면, 미디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런 미디어를 허가하는 기구는 어떤 책임과 자율을 부여해야 할까. 


질문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을 만드는 과정과 함께 질문의 방향이 중요하다. 무엇을 먼저 묻는지, 어떤 것을 먼저 보여주는지에 따라서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질문의 방향에 따라서 나를 대하는 점수가 달라지고 상대를 다르게 평가한다. 한쪽 말고 한 가지 질문만 하는 게 아니라 다각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자신이 외향적인 사람인지 내성적인 사람인지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나는 외향적인가?"라고 물을 수도 있고 "나는 내성적인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 키나 몸무게 같은 물리적 속성은 궁금하면 금방 확인할 수 있지만, 심리적 속성들이 궁금할 때는 반드시 이런 질문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111쪽,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중에서


프레임의 저자, 최인철은 이 책에서 외향적인가라는 질문보다 내성적인가라는 질문에 더 많은 사람이 내성적이라고 답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질문의 방향이 특정 종류의 증거만을 찾아보도록 하는 프레임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질문이 내 성향을 다르게 보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외향적인 사람인가라고 물으면 외향적인 것만 찾고 내성적인 활동은 찾아보려고 하지 않는데 내성적인가라고 물으면, 내성적으로 한 것만 찾고 외향적으로 한 것은 찾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질문의 방향에 따라 판단이 이뤄진다고 본 것이다. 


여론조사나 설문조사, 공청회에 던져지는 질문을 한 번 유심히 살펴보라. 어떤 질문이 처음 나오고, 그다음에 이어지는지, 골라야 하는 문항의 순서는 어떤지. 


우리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지만, 때에 따라 달라지는 유동성 인간이다. 그래서 다른 관점에서 보면 각자는 괜찮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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