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나가기 전, 질문하라

물어야 할 때 묻고, 돌아서서 후회하지 말라

by 길윤웅

회의가 끝날 무렵, 임원 한 분이 질문 있으면 하라고 한다.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회의는 그것으로 끝. 참가자들은 웅성 웅성 거리며 회의실을 빠져나간다. 이어지는 대화들. 서로의 생각이 맞았는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팀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서로의 처지에서 방금 전에 끝난 회의 내용을 해석하느라 분주하다.


왜, 우리는 제 때 물어보지 못하고 돌아서서 웅성웅성 거릴까.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전통인가.


하는 일에 대해서 제대로 물어라. 내게 주어진 일을 어떻게 풀어가고,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업무 방향과 목표에 대해서 제대로 묻지 못하면 일이 체계적으로 세워지지 않는다.


두 번째는 한 해 한 해 혹은 긴급하게 이루어지는 인사발령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는 것이다. 경력관리에 충실하게 대응해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것이 최선인가, 나에게 불이익이 되는 일인데 전체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하니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고 머뭇거리지 마라. 문제 되는 것들은 밖으로 내놓아라. 그래야 남들이 쳐다볼 수 있다. 마음에 담아 두는 게 장땡이 아니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사표를 써야 할 상황이라면 그도 저도 아닌 이상한 상황, '재수없는 상황'까지 오기 전에 사표를 내라는 것이다. 나와야 할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라는 것이다. 사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내는 게 아니다. 팀원들과의 불화나 혹은 회사 사정 상 어쩔 수 없이 내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사표는 잘 나갈 때 미련 없이 던지는 것이다. 코너에 몰려서는 누구도 데려가려 하지 않는다. 다음 경기에 뛸 선수를 찾지 않는가.


주어진 일을 풀어가는 1차적인 방법은 같은 일을 하는 팀원, 팀장에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확인하고 모르는 부분이나 애매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명확한 선을 찾는 게 우선이다. 이 지점에서 대부분 실패한다. 묻지 않는다. 묻지 않는 게 아니라 아는 척하고 앉아 있다. 물어보는 게 창피하다는 생각에 갇혀 산다. 내가 할 것인지, 다른 사람이 해야 할 것인지 제대로 구별하지 않는다. 좋은 일은 끌어오고 그렇지 않은 일은 밖으로 밀어내려고 한다. 표시 나는 일은 내 일이고, 그렇지 않은, 하나 마마 한 일은 남의 일로 선을 긋는다.


이기적인 인간으로서의 직장생활을 탓할 수많은 없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평상시 문제 될 것이 없다가도 일이 터지면 그러한 경계에 걸친 일들이 문제가 되어 서로 오해하고 다투고 마음을 상한다.


일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해라. 스스로에게 하고 상대에게 하고 관련된 이들에게 물어라. 귀찮을 정도로 물어라. 그래야 끝이 보이고 희미했던 일들이 명확하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의심하고 물어라.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라.


제때, 제대로 질문해라. 돌아서서 후회하는 일은 지금까지 많이 했다.


처음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아무것도. 다른 동물들처럼 멍청하다. 배울 필요가 없는 것 단지 숨 쉬는 것, 보는 것, 듣는 것, 먹는 것, 오줌 싸는 것, 똥 싸는 것, 잠드는 것, 그리고 깨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들리긴 하지만 제대로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보이긴 하지만 제대로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먹을 순 있지만 고기를 자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똥을 쌀 줄은 알지만 변기까지 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오줌을 쌀 줄은 알지만 발 위에 다 오줌을 누지 않으려면 조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배운다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 자기 몸을 제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42, '몸의 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