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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 Sep 09. 2024

엄마에게 슬픔과 아픔은 사치였을까

내가 아프다.

나는 엄마다.

어느 누가 엄마는 아파서도 안된다고 말했는가.

부서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라도 아이의 밥을 위해 일어나야만 하는가.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강해 보여야 하는가.

트라우마와 마주할 때라도 평온해 보이기 위해 연기할 수 있어야 하는가.

비탄에 빠진 채로 충분히 슬퍼할 사치를 누리지 못하는가.     


엄마에게 슬픔과 아픔은 사치였을까.     


내가 아프다

나는 아내다

어느 누가 아내는 그 집의 분위기라고 해서 밝음을 유지하라고 말했는가

아프다 말하면 또 아프냐는 소리가 싫어서 입을 닫은 것은 소통의 노력이 부족한 건가

아픔으로 종일 누워있으면 게으른 아내가 되는 건가

비탄에 빠진 모습이 나약하다 조롱당할까 두려워 오늘도 연기를 해야 하는가     


아내에게 그늘과 게으름은 사치였을까.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연기를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나에게 달아주고 싶은 답글.



A mother is not a person to lean on but a person to make leaning unnecessary.
어머니는 의지할 대상이 아니라 의지할 필요가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분이다.
Dorothy C. Fisher (도로시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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