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그 밤에 대하여
거리마다 춤추는 불빛, 퍼지는 캐럴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고른다
모든 것이 축제처럼 보인다
그 뒤
카운터 너머의 손들은 바쁘다
크림을 짜고, 커피를 내리고,
선물처럼 쌓이는 주문을 받아내며
짧아지는 숨을 삼킨다
"감사합니다"를 반복하는 목소리는
피로 위에 얹힌 다정함
갑작스러운 분노를 쓰레기처럼 던지는
손님들 속에서도 멈출 수 없는 손놀림
자신을 잃어버릴까 두려운 시간
고단한 하루를 끝내야 하는 밤이 온다
그들에게
한 잔의 따뜻한 차를 마시는 순간이 허락되길
쏟아지는 눈보라 같은 하루가 끝이 아니기를
오늘도 바쁜 손들과 무거운 어깨 위에
조용히 내리는 크리스마스 밤이 있다
빛나는 밤이 공평하게 찾아가야 하는 크리스마스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