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우치지 않는다
뉘우치라는 말은
날씨처럼 던져졌다
오늘도 내일도 맑음
오늘도 내일도 뉘우쳐
뉘우치지 않는다
날씨를 온몸으로 거부한다
비가 쏟아지면 흠뻑 젖고
바람이 몰아치면 휘청거려도
날씨에 굴복하지 않는다
맑은 날의 눈부신 햇빛이
내 눈을 멀게 한다 해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나를 감시하려 해도
나는 뉘우치지 않는다
내게는 나의 계절이 있다
밤이 길어도 나의 별을 찾고
눈보라 속에서도 홀로 길을 내며 걷는다
뉘우치라는 말이 겨울처럼 내려앉아도
나는 그 겨울을 버티고
다시 내 봄을 맞을 것이다
날씨는 묻는다
두렵지 않냐, 후회하지 않겠냐
뉘우치지 않는다
이 당당함이 끝내 무너진다 해도
오롯이 무너짐마저 내 것으로 소유하고 싶다
날씨에게 정답은 내게는 오답
날씨에게 강요는 내게는 자유
그러니 나는 내 계절을 산다.
뉘우치지 않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