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을 벌써 데리고 가다니
신이 잠깐 허락했던
고요한 밤이 끝나간다
아니, 이미 끝났다
시간은 거룩한 밤을 밀치며
이미 넘어와 있다
언제나 그렇듯
평온한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두려운 시간은 더 빠르게 온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도
'문 앞에 이른 줄 알라'
신은 재촉한다
발자국 소리, 이어서
똑똑똑
이제부터 불안의 시간
어쩌면 날카로운 비명은 침묵 속에 묻혀
아무도 도우러 오지 않을 것 같다
스스로 구원해야 하는 밤
다시 시간을 기다린다
어두운 밤이 새벽을,
더 어두운 새벽이 아침을 데려오길
새가 노래하는 아침에 문을 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