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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려라, 부패된 것들을

by 살라

얼려라, 부패된 것들을


오늘은 날씨가 모질다
바람은 칼끝처럼 날카롭고
찬 공기는 피부를 넘어
내장까지 파고든다
추위가 짜증을 몰고 온다
마음이 이미 어지러운데
날씨까지 가세하니
더욱 성가시다

문득 생각한다
이 혹독한 추위가
무언가를 정리하러 온 것은 아닐까
묵은 것들, 부패된 것들,
해묵은 죄책감과 짜증들
그 모든 것을 얼려버리라는 신호는 아닐까

잘못된 관계, 부질없는 집착,
지나간 후회와 자잘한 사고들까지
올 한 해 나를 괴롭혔던 잔재들을
차가운 날씨 속에 얼려라
언제까지나 나를 따라다니며
썩어가는 것들은 가라

바람은 차갑지만 깨끗하다
추위는 날카롭지만 정직하다
오늘이 내게 말하고 있다
부패한 것들을 모두 얼리고
새로운 것들이 태어날 자리를 만들라고

찬 기운 뒤에는
분명 더 따뜻한 날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얼려라
묵은 것들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
오늘 진짜 춥지만, 추워서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힘내야될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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