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소각장
밤 공기가 무겁다
멀지 않은 곳에서 썩은 냄새가 풍겨온다
오래된 부패의 냄새,
제대로 치우지 못한 국가폭력의 잔재들이다
먹고살기 바빠 눈에 보이지 않게
덮으면서 살았다
결국
구더기가 파고드는 냄새
썩은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제는 끝내야겠다
부패의 흔적들을 쓰레기봉투에 담는다
한 줌의 망각도 없이
그 잔재를 꼼꼼하게 눌러 담는다
봉투를 들고 소각장으로 가는 길,
길모퉁이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이 잿더미가 다시 살아나지 않아야 한다
소각장의 불길은
껍데기를 삼키고 연기를 내뿜는다
드디어
부패했던 과거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본다
그렇게 모든 것이 재로 변하고
눈앞에 남은 것은
구더기도 거들떠보지 않을
흩날리는 잿더미뿐이다
이곳은
'국가폭력 소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