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동물농장과 1984로 친숙한 조지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에서 '정치와 영어'편을 읽고.
조지오웰은 일찍이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환멸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직시함으로써 작품의 인물 속에 그러한 인간 군상을 표현해 냈죠. 우리가 잘 아는 1984와 동물농장을 보면 그의 사유를 알 수 있어요. 그는 죽을 때까지 사회주의자로 살았음에도 좌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어요. 인간 이상적이지 않고 이념에 따라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겠죠.
그는「나는 왜 쓰는가」를 통해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라는 자신의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
그러나 문학과 예술의 순수성을 주장하는 입장을 향한 이 똑 부러진 일침은, 결코 정치적 신념에 복무하는 문학 작품을 쓰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같은 글에서 그는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라고 선언한다
--책소개 발췌
이 책에서 글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글은 결국 생각의 수준을 드러나게 한다.
단어는 꾸밀 수 있지만, 사고의 깊이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어떤 이는 글로 신뢰를 얻고,
또 어떤 이는 글로 신뢰를 잃는다.
그 차이는 어휘력보다 ‘사유의 투명도’에서 비롯된다.
문장은 생각의 잔상이며, 글쓰기는 곧 정직함의 훈련이다.
그는 정치적 언어가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부패시키는지,
권력이 언어를 더럽혀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빼앗는지를 보았고, 경험했죠.
그래서 그는 언어를 정화하기 위한 여섯 가지 원칙을 남겼는데, 오늘날에도 ‘생각을 지키는 법’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정리하고 덧붙여보자면,
1. 죽은 비유를 쓰지 마라.
낡은 비유는 타인의 언어를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
자신의 문장은 자신이 직접 생각한 만큼만 새로워야 한다.
2. 문장을 짧게 다듬어라.
글은 짧을수록 명료해지고, 명료할수록 강력해진다.
긴 문장은 흔히 불안과 변명의 흔적을 감춘다.
3. 불필요한 단어를 버려라.
문장은 많을수록 힘을 잃는다.
짧은 문장은 단단한 생각의 증거다.
4. 주어를 숨기지 마라. (우리는 한국어를 쓸 때 영어식 수동태 지양해야 함-아래 사진)
조지오웰이 전하고자 하는 능동식 문장은
“문제가 생겼다”는 말에는 책임이 없다.
“내가 문제를 만들었다”는 문장에서 비로소 성장이 시작된다.
5. 어려운 말을 쉽게 써라.
지식은 복잡한 것이 아니라 투명한 것이다.
독자가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전달이 아니라 과시다.
6. 그러나 필요하다면, 원칙을 깨라.
모든 규칙은 진심을 돕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전하고 싶은가’이다.
오웰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고의 윤리였습니다.
그는 문장을 통해 인간이 자신을 속이지 않도록 경계했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스스로를 속이는 글인지 반성하게 됩니다.
좋은 글이란 문장력이 아니라 양심의 깊이에서 태어납니다.
독자를 설득하기에 앞서,
자신의 언어로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글을 쓰고 싶어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