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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라 Oct 06. 2024

쏟은 시간을 버릴 수 없는 것처럼

나의 것

오래되어 낡아도 버릴 수 없는 물건들이 있죠?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비밀을 말해 줍니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중략) 네 장미를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네가 장미를 위해 쏟은 시간이야."


그러자 어린 왕자도 장미 정원에 핀 수많은 장미꽃들에게 말합니다.


"나의 꽃이 되어준 그 장미꽃은 한 송이지만,
수백 송이의 너희들보다 나에겐 더 중요해.
왜냐하면 그 꽃은
내가 직접 물을 주고,
유리덮개를 씌우고,
바람막이를 세워주고,
그 꽃이 다치지 않게 벌레까지 죽였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투덜댄다거나 뽐낼 때,
심지어 토라져 아무 말도 안 할 때에도
나는 귀를 기울여 주었어.
그건 바로 내 장미꽃이니까"



제가 쓰는 접시, 컵, 파우치 가방, 펜 등등. 공장에서 찍어낸 기성품일 수 있는 이 물건들은 제게로 와서 특별해졌습니다.
펜은 심만 바꿔서 써야 하고, 디즈니 파우치는 늘 내 곁에 있어야 안심이 되는 것처럼요.
그리고 길들인 내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은 편안한 의무감까지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님들도 아무리 낡아도 버리지 않을 자기만의 것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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