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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패트로누스가 아니다

by 살라

나는 패트로누스가 아니다



어둠의 숲 끝에서

내 두 발은 멈춘다

밤의 짐승들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내 영혼을 노릴 때


디멘터여,

우울의 검은 망토를 두르고

절망의 숨을 뱉어내는구나

행복한 기억들을

서리처럼 얼려버리는

두려움의 화신이여


나는 패트로누스가 될 수 없다

빛나는 수호자가 될 수 없다

그저 도망칠 수밖에

하지만 알았지

작은 마법 하나만으로도

네게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걸


'익스펙토 패트로눔'

속삭이듯 외치는 주문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꺼내어

너에게 보여줄 수 있다

무서워서 도망갈 너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마법 주문


서툴지만 연습할 것이다

내 영혼을 너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어둠이 짙어질수록

날 지키는 마법은 더욱 빛나리니


나만의 행복한 기억들로

맞서 싸우리라





머글의 세계를 떠나 마법사들의 세계로 가서 해리포터의 '익스펙토 패트로눔'주문을 외우면 내 안의 디멘터를 물리칠까요?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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