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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찌 Jan 23. 2020

가계부, 중도포기 하지 않는 팁-①

목적자금 마련으로 목돈지출 최소화하기

앞선 나의 글에서도 강조했듯이 나의 2019년 재테크 키워드는 단연 '가계부' 이다.

한 온라인 재테크 카페의 가계부특강이 도화선이 되어주었고 1년간 카페에 가계부를 매일 인증하며 조금씩 성장해왔다. 참고로 여기서의 '성장'은 나 개인의 성장보다는 재테크적인 성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듯 하다.


가계부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재테크전문가들이 역설하고 있다. 가계부작성 자체가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어려운 카테고리의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가계부 작성에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보다 가계부를 쓰다가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계부는 예산, 결산 그리고 꾸준함!

그들은 포기했다고 말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매년 가계부가 출시되면 구매한다. 이 가계부가 좋아보여서 샀는데 누가 저 가계부를 쓰면 나도 하나 더 사본다. 그걸 쓰면 나도 올해는 부자가 될 것만 같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계부의 종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계부를 구매하지 않아도, 그 옛날 우리 어머니들처럼 노트에 볼펜으로 대강 적더라도 괜찮다. 중요한것은 예산, 결산 그리고 꾸준함이다.


우리는 보통 이 '꾸준함'이라는 녀석에게 두 손을 들고마는데 가계부에서 우리의 의지를 팍 꺾어놓는 것이 바로 계획에 없던 목돈지출이다. 이 지출이 단순하게 나의 기호에 따라 발생한 지출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고 해결책까지 눈에 훤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가령, 계획에 없던 2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급! 질렀다고 했을 때, 이번 달 생활비는 당연히 마이너스가 될 것이고 구원투수로 신용카드할부가 등장할 것이다. 돈 좀 아껴보겠다고 쓰기 시작한 가계부가 시작부터 마이너스라니. 사기가 확 꺾인다. 한동안은 카드값 고지서를 보며 한숨만 푹푹 내쉴뿐 가계부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적금에도 각자의 명분을 만들어주자


만약 이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주는 입사선물 명목으로 사고싶었던 가방의 가격인 200만원을 미리 마련해 두었다면 어땠을까? 200만원이라는 목돈 지출이 발생했지만 가계의 생활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미리 모아놓은 200만원으로 비용을 충당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목적자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목적자금'이라는 말이 원래 존재하는 재테크용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각종 타이틀을 붙인 목적자금을 여러개 가지고 있다.



첫번째는 아빠의 환갑을 대비해서 여동생과 조금씩 모으고 있는 적금이다. 두번째는 타이틀 없이 하루 천원 강제적금으로 시작했는데 1년 싸이클을 돌리고 나니 만기가 1분기 재산세 납부시기와 겹쳐서 두바퀴째 돌리고 있는 올해는 아예 재산세 명목으로 모으기로 했다. 세번째는 아이의 어린이집 첫 등교를 기념으로 가입한 강제적금이다. 카뱅에서 가장 길게 설정할 수 있는 3년을 만기로 잡았다. 만기가 되면 1년을 추가로 더 모아서 4년 뒤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를 위해 쓰고자 한다. 제일 마지막 26주 적금은 나의 꾸밈비 명목으로 모으고 있다. 절약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나에게 쓰는 돈이 제일 아깝더라. 매주 천원씩 증액하면 만기 때 원금만 351,000원이 되는데 이 돈으로 미용실에 가거나 네일샵에 가거나 오로지 나에 대한 돈으로 쓰고싶어 일부러 만든 적금이다.



이 외에도 자동차보험, 자동차세, 반려견에게 드는 치료비 등을 목적으로 여러가지 목적자금을 모으고 있다. 가능하면 내가 그 돈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서 가입을 하면 가장 심플하다.


오늘 추가로 가입한 적금 또한 내년 자동차세 납부를 위한 목적자금이다. 우리집은 자동차세 연납신청으로 10%의 세금혜택을 보고있고 연간 납부액을 12로 나누어 대략적인 월 평균금액만큼을 계산해 적금을 가입했다. 매년 1월에 자동차세를 납부하기 때문에 만기일과 시기가 맞아 자산 관리하기에 편리하다. (참고로 연납신청을 하지 않으면 자동차세는 원래 6월과 12월 2회에 나누어 납부한다)



물론 사람의 일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나의 예상과 벗어난 지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초과되는 금액만큼 비상금에서 충당하거나 여력이 없으면 그 때 생활비를 조금 지출하는 것이 좋다. 아무런 대비 없이 생활비 예산 내에서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렇게 목적자금을 세분화해서 관리하기 전 과거의 우리집은 예기치못한 사고로 큰 지출이 발생했을 때 어쩔 수 없이 적금을 해지했다. 저축이라는 것이 미래를 위해 모으는 돈이라는 것은 맞지만 내가 생각하지 않은 쪽으로 지출을 하게 되면 마음이 쓰리다. 더군다가 그 돈이 여행을 가기 위한 돈이었다거나 결혼자금이었거나 했다면 더더욱 그럴것이다. 내가 생각한 목적과 다르게 돈을 쓰면 스트레스가 생기고 현실을 비관하기 쉽다. 그러니 그냥 모으지 말고 우리의 적금들에도 명분을 하나씩 만들어주자. 큰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하루 천원의 돈이 1년 뒤엔 재산세 내는 데 큰 보탬이 되기도 하고 한 달 2만원의 돈이 매년 납부하는 자동차세의 부담을 확 덜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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