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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찌 Jan 25. 2020

가계부, 중도포기 하지 않는 팁-②

지출방어 총알장전

    이제 예산도 설정했고 목적자금도 어느정도 마련되었다. 그래도 바뀐 것은 없다. 월급봉투는 여전히 얄팍하고 생활물가지수는 하루가 멀다하고 오른다. 치킨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치킨값을 올리던가 교묘하게 양을 줄이고 있다. 월급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줄어든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입이 하나 늘었고 아이가 자랄수록 '나도 사람이오' 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가계부? 예산을 세워서 살아봤지만 자꾸만 마이너스가 나는가? 이제는 총알장전이 필요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욕 또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생각하는 한사람이다. 성인군자가 아니고서야 어찌 물욕이 있지 않을수가?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것을 누르고자 하는 욕구가 물욕보다 더 커서 겉으로만 감춰질 뿐이라 생각한다. 물욕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다만 그 욕구를 해소하는 데 있어서 어디에 더 중요한 가치를 두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살고 있는 '현재'보다는 앞을 알 수 없는 '미래'의 안정적인 삶에 더 중요한 가치를 두기 때문에 절약을 한다. 나의 절약생활이 자랑스럽고 절약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궁상'이라고 낮추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미래에 조금 더 편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에
현재의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는 것 뿐이다.



    나는 생활비로는 꼭 필요한 물건만 구매한다.  밤에 아이를 재우고 온라인쇼핑을 하던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그때는 뭐 살게 없나? 하는 마음으로 쇼핑을 했다. 구경을 하다보면 어느새 장바구니는 가득 차 결제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로켓처럼 상품이 문앞에 도착해 있었다. 자정이 되기 전에 결제를 하면 금새 배송해 주는 시스템 때문에 밤11시50분 쯤이 되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오늘의 숙제를 끝내지 못한 기분이들었다.

    지금은 정해진 예산 내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고 100만원에서 시작한 한 달 예산이 2020년 1월 현재 기준 48만원까지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 외의 물건을 구매하면 예산이 빡빡해진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외벌이에 4살 아이를 키우며 변동생활비 48만원으로 생활이 가능할까? 개인차는 있겠지만 현재 우리 가계에서는 실현가능한 수준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재테크를 하고 절약생활을 하고자 하는 우리는 전쟁터에 나와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전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 그리고 '총알' 이다. 체력은 결국 포기 없이 끈기 있게 가는 것과 직결되고 총알은 지출을 방어할 수 있는 각종 수단들이다.  



    지출방어의 수단이 되는 총알이 많으면 이렇게 백화점에서는 3만7천원이나 줘야 하는 브랜드 립스틱을 0원에 구매할 수도 있다. 그 외 샴푸나 바디제품, 구강제품, 비누, 염색약 등 각종 생필품 들도 0원구매를 하고 있다. 가끔 실지출이 발생해도 1~2천원 내외의 아주 작은 금액이다. 쇼핑몰의 유료회원과 이벤트를 통해 받은 각종 적립금들이 지출방어의 수단이 된다. 사이트를 잘만 활용하면 투입한 금액 대비 수십배의 것들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유료회원임에도 불구하고 2년째 가입하고 있고 신랑 계정까지 중복으로 유료회원에 가입하여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다루도록 하겠다.


    뿐만 아니라 정가 79,900원의 남성 셔츠도 0원에 구매했다. 이 역시 사이트의 이벤트와 각종 적립금을 활용해서 구매한 것이다.  화면에 다 담지는 못하지만 화장품, 식재료, 간식, 도서, 옷, 속옷, 영양제, 악세서리까지 지출방어의 수단은 무궁무진하다. 현관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택배가 쌓인다. 모두 0원구매한 것들이다. 소비를 하면 할 수록 신바람 나는 역설적인 구조다. 



    육아휴직으로 소득이 전혀 없음에도 그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 바로 '시간부자'라는 것이다. 일터에서 노동을 하며 보내야 한다는 장소적 시간적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나는, 이를 최대한 가치있게 활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부지런을 떤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어보자. 현관에 쌓이는 택배박스에도 더이상 가족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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