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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티아 우쉬굴리에서 스반타워를 즐기다.

조지아 2025.08.25

by JumongTV

메스티아의 아침은 저 멀리 보이는 설산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하얗게 웃는 봉우리들이 밤새 깃든 고요를 털고 나에게 인사를 한다.

커피 한 잔 들고 그 풍경 속에 스며드니, 지난 시간들의 복잡하고 다양했던 추억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스쳐 지나간다.

오늘도 즐겨보자! 또 다른 환경에서, 또 다른 생각으로, 또 다른 여행을 즐겨보자.


메스티아에서 길을 따라 한 시간을 올라가니, 코카서스 산의 높고 거친 품속에 안긴 동화 같은 우쉬굴리(Ushguli) 마을이 나왔다.

해발 약 2,100m의 고지대로 현재에도 일부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여기저기에 소 똥도 보인다.

저 멀리 거대한 설산과 녹색 초원 그리고 지붕 위에 탑을 세워 놓은 듯 한 스반타워가 조화를 이루며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설산에서 시작된 마을 앞에 흐르는 맑은 냇물은 오랜 세월 스반족의 삶을 지탱하여 주었을 것이다.

골목길의 붉게 바랜 담벼락과 잡초는 오래된 이야기를 품은 듯 애절하다. 그리고 로맨틱하다.


우쉬굴리와 메스티아 일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스반 타워(Svan Towers)의 모습은 매우 독특하다.

대개 9–12세기 조지아 황금기에 세워졌고, 일부는 그보다 앞선 8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세 방어탑들은 외부로부터의 침입과, 부족 간의 분쟁 시에는 피난처였으며, 눈사태 같은 자연재해로부터는 마을을 지키는 요새로 활용되어 왔다.


스반족의 지혜가 엿보이는 이 주거 탑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출입구: 지상에서 떨어져 있어 사다리 등을 이용하여야 한다.

1층(Machubi): 가축과 사람을 함께 수용하며, 중앙에 난로가 있다.

2층(Darbazi): 여름 거주지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창고로도 쓰인다. 상층부의 탑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연결 통로가 있다.


현재 마을에 남아 있는 스반 타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탑과 주택이 결합된 이 독특한 구조는, 스반 전통 주거 양식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주변을 감싸는 설산과 어우러져 운치를 더하며 매우 아름답다.

일부 타워는 입장(유료)이 가능하며, 방문하여 보면 중세를 살아온 사람들의 공간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마을의 언덕 위에 위치한 라마리아(Lamaria) 교회 외부 한편에는 기둥에 종 3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다. 그런데 왜 3개일까? 묘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안개가 마을을 감싸는 이른 아침, 설산을 등지고 우뚝 선 낡은 스반 타워들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화가 된다.

방어용 요새로 태어난 탑들은, 강인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으로 다양한 여행자들을 오늘도 맞아들이고 있다.

여기에서의 아침은 단순한 하루의 시작이 아니다.

오래된 시간과 자연이 함께 깨어나는 시간이다. 그리고 역사적인 삶의 한 장면에 초대받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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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보기 : 설산 아래 우쉬굴리 & 메스티아 (Geor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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