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기억은 읽다만 책 같아
불현듯 떠오르지만
세세하지 않고 결말이 가물거려.
오래전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누던 몇 마디만 들리고
주변의 소리는 들리지 않아.
그때 그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은 건
그 순간의 감정을 느끼고 싶은 걸까
그저 젊은 날 보고 싶기 때문일까.
지금의 나로 다시 간다면
그때의 즐거움은 없겠지.
지금의 그들과 함께여도
그때의 그들과 함께여도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기에.
내 세계임에도 혼자 다른 세계에 있는 듯
겉돌겠지.
지나버렸구나.
너무 많이 얻고
너무 많이 잃고
너무 많이 알아버렸구나.
오래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