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은 밤

by 허니모카



빗소리를 듣다

처량하고 슬픈 듯하여

소리가 아닌 마음이 그러한가 되짚어본다.

빗방울이 날리는 선선한 밤에

때마침 가을이 왔다 싶은 밤에

읽던 책을 덮고

가만히 비를 보았다.

비 맞은 밤을 보았다.

왠지 비가 밤을 덮어 아늑하게 하는 듯하여

덜 어둡고 덜 서늘한 그런 밤이 되게 하는 듯하여

가만히 빗소리를 들었다.

조금은 덜 처량히 들리지만

쓸쓸함을 동반한 소리에

쓸쓸하지 않을 또 다른 빗소리가 저 멀리 오는 듯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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