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를 맞추다 6

by 허니모카

6.


차는 3년 전과 같았다. 그간 앨범도 안 내고, 방송도 쉬고 잠잠하더니 새 차로 못 바꿨나 보네. 하긴 이건 회사차였지. 개인 소유의 차는 이미 다른 차로 갈아탔을지도 모른다. 워낙 차를 좋아하는 인물이라. 그건 그렇고, 팔찌는 어딨어.


아무도 없는 차 안에서 남의 물건을 뒤적거리려니 좀 찝찝하기도 했다. 전엔 남편이었다 치더라도, 3년간 본 적도 없으며, 오늘 오전엔 다른 여자의 애인이라고 기사까지 났으니. 짙은 선팅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팔찌 찾기에 속도를 올렸다. 뒷좌석의 문짝, 시트 주머니, 바닥에 굴러다니는 상자 안까지 살폈다. 조수석에 탈 리 없으면서도 혹시나 싶어, 조수석 앞에 있는 글로브 박스까지 열어봤다. 그런데도 팔찌는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딨는 거야. 삭제된 번호를 꾹꾹 눌러가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내 좋은 머리를 원망하면서.


“없어.”

“없다고? 잘 찾아봤어?”

“어. 없어.”

“없을 리가 없는데. 운전석이랑 조수석도 다 봤어?”

“운전석에 왜 있어. 거기 앉지도 않는데.”

“그래도 모르잖아. 봐봐.”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겨 살펴봤지만, 없었다.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쓸데없이 부탁은 왜 들어줘서,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자책을 하는데, 조수석 문이 벌컥 열렸다. 으악! 깜짝 놀라 돌아보니, 최건우였다. 기다리다 못해 위험을 무릅쓰고 나온 것이다. 어차피 올 걸, 진즉에 혼자 오지.

“없어?”

“없어. 나 간다.”


주인이 왔으니 손님은 나가려고 문을 열려는 순간, 핸드폰이 울렸다. 내 폰도 최건우의 손에 들린 폰도 아니었다.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싹한 느낌이 나는 유쾌하지 않은 벨소리였다. 소리의 발원지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놓인 핸드폰이었다.

“누구 꺼야? 태우씨?”

“아니. 못 보던 건데.”


낯선 번호로 울리는 핸드폰을 들고, 최건우는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그의 표정은 살짝 찡그려지더니,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눈썹이 한쪽만 치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왜 그래?”

최건우는 대답 없이 조수석 문을 열더니, 몸을 젖혀 차 바닥을 쳐다봤다.

“뭐해?”

뭘 봤는지 최건우는 벌떡 일어나 문을 확 닫았다. 그리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날 쳐다봤다.


“왜?”

“폭탄이 있어.”

“뭐?”

이번에도 못 들어서 다시 묻는 질문이기보다, 정확히 알아들은 두 글자가 뭘 의미하는지 묻는 말이었다.‘도와줘’보다 이해하기 힘든 단어였다.


“차 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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