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를 맞추다 11

by 허니모카

11.


동물들도 대화를 한다. 서로 뭔가를 속닥거리며 말을 할 때가 있다. 취재차 한참을 지켜보다 보면 대체 저들은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해지곤 했다. 아주 단순하게 밥 먹자, 맛있다 이런 말? 적들이 나타났다. 도망가, 이런 말? 생존에 관련된 말 말고, 아주 깊은 대화도 가능할까? 사람이 약 20헤르츠에서 2만 헤르츠까지의 주파수를 들을 수 있는 반면, 동물은 훨씬 더 넓은 범위의 소리를 내고 들을 수 있다. 그러니 우리가 듣지 못할 뿐, 자기들끼리는 생존 이외의 대화를 할지도 모른다. 넌 꿈이 뭐니? 넌 외롭지 않니? 넌 왜 살아가니? 같은 고차원적인 대화가 오갈지도 모를 일이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직진만 하고 있었다. 신호를 몇 개 지났는지 셀 수도 없었다.

“이제 외롭지 않아?”

불쑥 질문이 던져지자, 그게 최건우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내 머릿속에서 들리는 말인지 처음엔 알 수 없었다. 대답이 없자, 다시 최건우가 물었다.

“지금은 괜찮아?”


‘외롭다’ 이혼을 하면서 그 말은 왠지 금기시되었다.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때 난 그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고, 내가 꺼내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최건우도 그 이유냐고 묻지 않았었다. 그런데 알고 있었나 보다. 그 때 알았는지, 이혼 후 문득 깨달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현재는 알고 있다.

“괜찮아.”

달랑 한 마디만 했다. 그런데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 한마디로도 원하는 답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때 우리에겐 대화가 필요했다. 왜 감정이 상했는지, 서로가 원하는 게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우리는 서로 말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혼을 하자, 말자라는 본질과 벗어난 이야기를 한 두 번 하고는 노력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그때 우린 서로가 다른 음역대를 가지고 있었다. 도저히 서로가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범위의 주파수였다. 그래서 누군가 말을 한들 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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