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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Jul 20. 2023

우리는 하루에 몇 칼로리나 먹을까?

책을 읽다가, 미국인의 하루 평균 칼로리 섭취는 약 3,800kcal, 한국인은 3,000kcal이라는 내용을 만났다. 평소에 궁금해 하던 것이라서, 검색 ㄱㄱ. 위키피디어 페이지가 나왔는데, 마침 출처까지 있었다. 출처는 다름 아닌 our world in data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빠르게 알려 유명해진 바로 그 사이트 말이다. 참고로, 데이터 소스는 다름 아닌 FAO다. (그런데 UN 산하 기구가 통계 모으는 방식이라면 뻔한데... 믿기가 좀...)


2020년 기준, 미국은 3,868kcal, 한국은 3,405kcal다. 1961년과 비교하면, 미국인은 27%를 더 먹고 있는 반면, 한국인은 무려 64%를 더 먹고 있다.


2020년 기준, 미국은 세계 2등이다. 1등 국민은 바레인 사람들인데, 유일하게 4,000을 넘겼다. (4,012kcal.)


9개 국가가 2,000kcal 미만이며, 예멘과 네덜란드령 안틸레스(Netherlands Antilles)를 제외하면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예멘은 아무래도 내전의 영향이라고 본다. 


네덜란드령 안틸레스는 카리브 해에 있다. 유명한 휴양지 아루바(Aruba)가 여기 소속이었다가 지금은 독립했다. 그런데 문제는 왜 네덜란드령씩이나 되는 나라 사람들이 하루 2000칼로리 이하를 먹느냐는 것이다. 


네덜란드령 안틸레스는 퀴라소, 신트마르턴, 아루바로 이루어져 있다가 1986년 아루바가 분리했고, 2010년에 신트마르턴이 탈퇴했다. 그래서인지, 네덜란드령 안틸레스의 데이터는 2009년 데이터다. 말하자면, 2009년 당시, 퀴라소와 신트마르턴 주민들은 하루 2000칼로리 이하의 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들 지역에 카리브해 원주민 계열 주민이 사는 것은 맞지만, 백인들도 살고 있고, 무엇보다 정유 및 관광업이 있어 경제가 어렵다고 볼 수가 없다. 따라서 2009년 데이터는 아무래도 표본이 적은데 따른 부정확한 통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북한은 2,000kcal를 넘긴 국가들 중 뒤에서 두 번째다. 전체로는 뒤에서 11위이고, 2,070kcal다.


다른 나라들도 궁금하다. 그래서 몇 개 국가를 찍어 차트로 표시해 보았다.



아프가니스탄은 놀랍게도 1990년대부터 곤두박질 치고 있다. 미국 침공 전에, 탈레반 때부터 이미 상태가 안 좋아진 것이다. 그런 아프가니스탄조차 현재 북한보다 잘 먹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적게 먹는 편이기는 해도, 세계 평균보다는 많이 먹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평균 이하다. 세계 평균이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일본 수치 자체가 감소한 것은 설명이 필요하다. 기나긴 불황 때문일까? 물론 2,500칼로리가 넘으니 충분히 먹고 있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식욕이라는 것이 단지 자제력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한국은 2009년쯤에 갑자기 양자 도약을 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위 차트는 FAO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것이다. 소득수준과 칼로리 섭취 간의 상관 관계를 점도표로 표시한 것인데, 소득 수준에 비해 적게 먹는 나라 대표가 일본과 바하마, 많이 먹는 나라 대표가 튀르키예다.


Food balances 2010–2019 (fao.org)


아무튼 제일 중요한 (확인해서 다행인) 것은, 내가 한국인 평균보다는 대체로 적게 먹고 있다는 점이다. 칼로리 섭취를 기록하기 전까지는 나도 내가 얼마나 많이 먹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사족

이 통계 때문에 조금 더 먹어도 된다고 생각할 나 자신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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