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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Jul 27. 2023

위험 등급 1단계 상향

[책을 읽고] 랜들 먼로, <더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의 책을 읽다 보면,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예컨대 첫 번째 질문, "인간은 얼마나 높이 뛰어오를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높이뛰기 2.4미터는 몸의 질량 중심을 2.4미터 더 높이 올렸다는 말이 아닌 거죠. (18쪽)


사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학창 시절 높이뛰기를 생각해보면, 달성한 <높이>의 대부분은 다리를 접어 발을 높게 들어 올린 부분이라는 걸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체력 측정이 아니라 <성층권까지 뛰어 오르기> 수준에서 생각하려면, 무게 중심 자체가 이동하는 부분이 대부분을 차지해야 한다.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통찰이다.


랜들 먼로의 책은 웃긴다. 물론 유머가 다소 썰렁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웬만큼 썰렁한 유머라도 그림과 함께 보면 웃기는 것이 사실이다.


높이뛰기 대회에 장대를 들고 나타나면 당연히 곧바로 실격되겠죠. 하지만 심판들이 반대하더라도 당신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겁니다. 특히 장대를 위협적으로 휘두른다면. (24쪽)



이하, 한 단계 더 위험해진 그의 상상력에 대한 메모다.


- 당신 집 옆에 있는 빙하를 녹이면, 해수면이 오히려 낮아진다. 빙하의 중력에 잡혀 올라가 있던 해수면이 내려가는 것이다.


- 개들은 40kHz까지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개 호루라기가 가능하다.


- 먼 천둥소리가 낮은 우르릉 소리인 이유는, 멀리 오는 동안 고주파가 사라지고 저주파만 남아서 그렇다.


- 핵무기가 공중에서 폭발하면 초저주파를 만든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감지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었는데, 그동안 뻔질나게 감지되던 것이 1980년 중국 핵무기 실험 이후로 감지되지 않고 있다.


- 트럭 짐칸 위에도 비행기를 착륙시킬 수 있다. 에어쇼에서 가끔 한다고 한다.


- 나이아가라 폭포에 현수교를 건설하기 위해 처음 한 것은 양쪽을 가로지르는 실 하나를 연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날리기 대회를 개최했고, 15세 소년이 우승했다.


- 인공 용암으로 해자를 만들어서 집을 방어할 생각이라면, 열 배출을 위해 지하 통풍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침입자들은 아마도...



- 얼음이 미끄러운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가장 그럴 듯한 추측은 물 분자들이 얼음 결정에 완전히 갇혀 있지 않아 얼음 표면에 액체층이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전하가 쌓여 번개가 되는 과정, 모래가 흐르는 방식, 머리카락을 풍선으로 문지르면 왜 정전기가 생기는지도 모른다.


- 포보스는 백악기 후반에 지구에 떨어졌던 바위와 크기가 비슷하다.


- DNA 코딩이 가능해지면, 단 1그램의 DNA에 수백 페타바이트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으므로, 나비에 실어 날려보내면 매우 경제적이 될 것이다. 모나크 나비는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한다.


- 20세기의 수많은 핵실험은 대기 중에 엄청난 양의 탄소-14를 쏟아부었다. 우리 후손들은 탄소연대측정법 사용할 때 고생 좀 할 것이다.


- 가장 오래된 나무들은 최고의 조건이 아니라 최악의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종의 동면을 택한 결과다.


-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백 개의 원자 시계가 표시하는 시각의 평균값이 세계 표준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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