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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Jul 30. 2023

둔필승총 230730

안소영, <책만 보는 바보>

간서치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이덕무의 에세이 <간서치전>을 이야기 형식으로 엮은 책. 정말 그 시대 다큐멘터리라도 보는 듯한 현장감이 대단하다. 박지원, 홍대용, 유득공, 박제가, 백동수 등 낯익은 이름들이 살아 움직인다.


- 중국 사람 말에는, 발해 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잡는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

- 정조는 10년 즉위 기념으로 국정 아이디어 대잔치를 열었는데, 박제가가 왕한테 똑바로 하라고 말했다.

- 북학의도 발해고도 비슷한 시기에 청나라 사신 수행원으로 간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박정은, <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합니다>

저렴해 보이는 제목과 달리, 운동 과학에 관한 체계적인 내용이다.


- 운동 중 특정 부위 통증 정도가 10점 만점 기준 3점 이상 증가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 매일 할 수 있는 운동 기준은 아플 때도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아오야마 미치코, <월요일의 말차 카페>

서로 연결된 12명이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들.



이나가키 히데히로,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거창한 서문에 비해 본문이 허약하고, 엄청 썰렁하다. 다만, 볏과 식물에 관한 부분은 전공인 식물학에 치중해서 그런지 괜찮다. 몇 년 전에 읽었던 그의 책, <싸우는 식물>은 아주 좋았는데, 이 책은 욕심이 좀 과했다.



게리 마커스, <클루지>

그냥 수많은 따라쟁이 책이라 생각하고 읽는 중, 반사-숙고 시스템 이야기가 나와, "어, 이거 카너만 표절 아냐"하고 검색해보니, 이 책이 2008년, 카너만이 2011년이다. 헐. 갑자기 리스펙 중.


- 우리의 신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마음도 '날림설계(클루지)'의 결과다.



찰스 킹즐리, <물의 아이들>

(구스타브 쿠르베 식의) 리얼리즘적 판타지라는 장르가 있다면 아마도 이 책.


- 바다에 물거품이 이는 이유 중 하나는, 나쁜 짓에 대한 벌을 받는 교장들이 울며불며 질러 대는 비명 때문이다.

- 톰은 그 후로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했다. 그 뒤로는 살아 있는 동안 바다 생물을 한 번도 괴롭히지 않았다. 물론 톰은 아직도 살아 있다.

- 편안한 것은 좋지만, 편안한 것이 사람들을 좋게 만들지는 않는다. 사실 편안함은 사람들에게 못된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을 보면 알 수 있다.

- 하고싶은대로한다족은 고대 꽃병에 그려진 그리스인들처럼 살았다. 당연하다. 할 일이 없으니 말이다.

- 하고싶은대로한다족은 화산이 폭발한 다음에도 그냥 거기에 살았다. 산이 한 번 폭발했으니 두 번이야 폭발하겠어. 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 판도라의 상자에서는 질병과 굶주림은 물론 사기꾼, 꼭 죄는 코르셋, 평화론자 같은 온갖 나쁜 것들이 튀어나왔지만, 역시 최악은 버릇없는 아이들이었다.

- 그라임즈 씨가 엉엉 울며 흘린 눈물은 기적을 행했다. 그의 옷에 뭍은 숯검댕을 씻어 냈다. (실제로 읽으면 매우 감동적인 장면)



고나가야 마사아키, <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역사 인물들이 앓았던 뇌 질환 이야기. 따분하다.



강화길, <다른 사람>

성 평등과 페미니즘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시각. 서로를 싫어하는 두 여주인공의 시점을 통한 전개가 흥미롭다.


- 섹스를 하면 랜덤으로 남녀 중 한 명이 임신을 하도록 인간을 설계했다면, 남자들도 피임에 더 진심이었을 것이다. (소설 중 간호사가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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